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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취재파일] 북한전 '깜깜이 live…녹화 중계마저 취소', 왜 그렇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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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이종현 기자] 북한전 녹화 중계 취소 여파가 크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후 3시 30분께 대한축구협회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긴급 상영회(북한전 90분 풀영상)를 개최했다. 이날 프리핑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녹화 중계마저 취소된 이유를 상세히 알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 팀은 지난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깜깜이 원정'이었다. 북한은 한국의 응원단, 취재진은 물론 중계사의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수단의 개인 스마트폰은 물론, 미국산 PC, 심지어 책 반입도 금지했다.

북한은 16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오전 0시 45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한국 대표 팀편으로 경기 영상 DVD를 보냈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이 영상물로 17일 오후 5시 녹화 방송을 하려 했으나, "방송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방송을 취소했다.

◆생방송→녹화방송…사용 범위마저 '안 알린' 북한

이번 중계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로 구성된 '코리아 풀'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영상 중계 에이전시(에볼루션)가 낀 상태에서 북한과 협상을 진행했다. 문제는 북한측이 경기를 하루 앞둔 시점(14일)에 생중계가 불가능하고, 녹화물 중계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방송물을 대표 팀에 전달하겠으니, 방송국으로 라이브는 불가능하지만 녹화물 중계는 가능하다'라고 전달한 것으로 안다. (사전 협상 과정에서)귀국길에 (대표 팀을 통해)내용물을 줄 테니 녹화 중계를 해도 된다는 점을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대표 팀이 경기 후 경기 내용을 DVD 형태로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사용 범위가 불명확했다. 방송사는 북측에서 녹화물을 대표 팀을 통해 보내준다고 알고 있었으나, 원정 팀에 통상적으로 주는 기록물을 받은 것으로 이해했다.

이 실장은 "애초 얘기됐던 경기 기록물인지, 방송이 가능한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대표 팀이)귀국했다"고 방송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해명했다.

◆대한축구협회 "방송 중계 여부 판단 주체는 방송사"

17일 녹화 중계 여부 판단의 주체는 방송사다. 방송사 측은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밝힌대로 '대표 팀을 통해 중계 내용물을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표 팀 관계자와 영상물을 함께 확인했다. 하지만 방송하기 어려운 수준의 영상 퀄리티였다는 게 방송사 측의 판단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방송자 관계자가)DVD를 확인했다. 방송 3사 중 KBS 담당 대표 PD가 경기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화질이 SD급(기본 화질)이고 비율이 4대 3 예전 버전이었다. 원본도 아닌 카피본이어서 결국 방송용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KBS도 녹화 중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오늘 아침(17일)에 내렸다. (대한축구협회가)직접 대화의 주체는 아니다. 간접적으로만 이야기를 했다. 방송국으로부터 전해받은 것은 녹화 중계가 협의됐고, 북측에선 이렇게 주겠다(녹화 중계용으로 대표 팀을 통해 전달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제3자다. 방송사와 에볼루션이라는 에이전시, 북한 측 사이 협의에서 나온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 나선 양승동 KBS 사장 역시 "케이블을 받았는데 SD급(기본화질)이고 (화면 비율도)4대 3이었다. 녹화중계에 적합하지 않다. 뉴스에서는 동영상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분석용 아닌 중계용과 유사…대한축구협회 "분석용과 중계용 같다."

17일 상영회에 앞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의 모든 마케팅 권리는 홈팀(북한축구협회)이 가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중계 계약도 깨졌다. DVD 사용 권한 역시 북한에 있다"면서 "공항에서 대한축구협회와 방송사가 DVD 내용을 확인했다. 애초 중계를 위한 촬영이 아닌 관중석 위에서 찍은 분석용 영상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단에 공개된 영상은 다양한 구도에서 클로즈업된 화면이 나왔다. 슈팅한 선수나 좋은 플레이를 한 선수를 조명하는 등 일반 방송 중계 화면과 다르지 않았다. 이 실장은 "통상적으로 (홈팀에)기록용으로 원정 팀에 (경기 후 영상물을)준다. 중계 화면을 그대로 카피해 주는 게 통상적인 관례다. 기록용과 방송용은 화면의 퀄리티가 다르다. 카메라 4대를 동원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면이 경기 중계를 위한 제작용으로 생각이 된다. 중계용과 같은 버전으로 생각하지만, 방송용이라면 카피본이 아니고 방송용에 적합했어야 됐는데, 그냥 DVD로만 전달됐다. 중계용인지, 분석용인지 모호하다"고 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경기 전부터, 경기 당일, 다음 날까지 혼란스웠던 북한전 중계 내용은 아무런 자료 없이 억측을 낳다가 간접적으로 사실유무가 전달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 팬의 '알 권리를 위해' 17일 오후 6시를 넘어 대한축구협회 SNS, 또한 미디어 취재용으로 언론사 자사 홈페이지에만 업로드가 가능한 내용의 북한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배포했다,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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