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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저지선' 붕괴땐 반전카드···역대 정권 지지율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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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의 주요한 배경으로 꼽히는 게 대통령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10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14일 조 전 장관은 전격 사퇴했다. 이날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41.4%였다. "심리적 저지선인 40%가 뚫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조 전 장관 사퇴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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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한국갤럽의 10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진 39%를 기록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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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율 관련 질문을 받곤 이렇게 답했다. “지지도에 울고 웃기에는 아직 해야 될 일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날그날 나오는 숫자는 우리도 보고 있지만 우리 정부에 대한 최종적인 지지에 대한 평가는 결국 정부가 끝난 이후에 인정을 받는지의 여부일 것 같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이지만 눈길이 가는 건 '그날그날 나오는 숫자'란 표현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정치권 인사는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하는 것 말고도 청와대 정무수석실 주관으로 일상적인 여론의 흐름 파악하기 위해 외부 조사기관에 의뢰하는 조사를 한다"며 "국정 방향을 설계한 데 일종의 포커스그룹인터뷰(FGI) 외부 조사를 한다”고 했다. 이어 “역대 정부들도 지지도에 예민했다지만 현 정부는 더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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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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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역대 대통령도 지지율에 민감했다. 국정운영의 1차 평가 기준이자, 향후 국정추진 동력의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시기‧사안별로 자체 여론조사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다. 조 전 장관 사퇴에도 청와대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지지율은 동시에 딜레마이기도 했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카드'를 두고 고민한 흔적도 적지 않다. 대통령의 임기와 지지율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또 역대 정권은 지지율 위기 때 어떤 카드를 썼는지 정리했다.



①'일단 후퇴' 전략으로 콘크리트 붕괴 극복 노린 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차까진 '콘크리트 지지층'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30%대 견조한 지지층이 있었다. 여당 안팎에 강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던 배경이다. 하지만 2015년 1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벌어진 '연말정산 파동', 담뱃세 대폭(2000원) 인상과 건강보험료 개편 등이 겹치면서 30%대가 무너졌다. 1월 마지막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29%였다. 세금 문제는 중도층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대거 거두는 계기가 돼 특히 뼈아팠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추가 세제개편 방침을 전면 철회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연말정산 파동에 대해 공식 유감을 표했다. 이와 동시에 이완구 의원을 국무총리 후보자에 지명하는 등 인적 쇄신도 노렸다. 하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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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6월 1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에 설치된 메르스 비상대책본부를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후 자택격리된 시민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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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北 카드로 '깜짝' 반등 성공한 DJ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고정 지지층이 있는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1999년 ‘옷 로비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40%대로 떨어진 지지율은 임기 절반인 2000년 2분기에는 취임 초(71%)와 비교해선 30% 넘게 하락해 38%를 기록했다. 그랬던 그에게 깜짝 반등의 계기가 된 게 2000년 6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3분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4%까지 약 15%포인트 급등했다.

하지만 "북한 이슈로 상승한 지지율은 '감정 지지율'로, 근본적 경제 여건이 좋아지지 않으면 휘발성이 강하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54%까지 치솟았던 김 전 대통령 지지율은 4분기에 다시 30%대까지 떨어졌고, 임기 말까지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③'얼리덕' MB…'정치색 빼기' '반일(反日)'로 권토중래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패턴을 보인다. 그나마 예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정한울 박사가 "이 전 대통령 때 지지율 복원 과정은 국정 지지율 관리에서 중요한 사례 연구 대상”이라고 말한 일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얼리 덕'(Early+Lame duck, 조기 레임덕)’이었다. '광우병 사태'로 초반 1분기 52%(갤럽 기준)로 출발한 지지율이 2분기에 21%까지 떨어졌다. 이듬해 4·29 재·보선에서 참패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 이어졌다. 이 무렵부터 당·청 차원에서 광범위한 여론 수렴이 이뤄졌다. 그러곤 이른바 ‘근원적 처방’→중도실용→친서민 행보가 뒤따랐다. 한반도 대운하를 안 하겠다고 발표했고 청와대를 개편했으며 야권의 대선후보(정운찬)를 총리로 영입했다.

수도권, 중산층, 40~50대, 화이트칼라 등 대선 지지층이 다시 모이면서 다른 정권과 달리 지지율이 ‘U자형’ 커브를 그렸다. 그 해 3분기(36%), 4분기(47%)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은 회복세를 보였고 4년 차인 2011년 3월까진 강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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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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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악재 연이은 노무현, '대연정' 카드로 반전 노렸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취임 첫해(2003년)부터 대북 송금 특검과 이라크 파병으로 지지 세력이 이탈했다. 여기에 서울·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당선의 주요 기반이었던 중도층도 빠져나갔다. 취임 1년 차에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듬해 국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오히려 거센 역풍을 불러왔고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정당(299석 중 152석)이 됐다. 대통령의 지지율도 34%로 반등했지만 그리 오래 유지되진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3년 차인 2005년 7월 꺼낸 카드가 당시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었다. 한나라당에 총리 지명권과 내각 구성권 등을 이양하겠다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반발하면서 대연정 카드는 2개월 만에 무위에 그쳤다. 지지율 역시 28%(2005년 3분기‧갤럽 기준) → 23%(2005년 4분기)까지 떨어지며 결국 '실패한 반전 카드'가 됐다.



⑤文정부 지지율 반등 가능할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범여권은 도합 47.3%를 득표했다. 18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진 39%였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하락추세인 건 분명하다. 지금은 이른바 ‘중도진보’층이 이탈한 지점에 와있는데, 총선을 앞두고 한 번 30%대까지 떨어지면 다시 끌어올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학계에서는 "깜짝 카드는 없다"며 "경제 등 기저 요인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연정', '남북 정상회담‘ 등 다양한 카드를 써봤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었다는 이유다. 김형준 교수는 “경제에 대한 불만이 기저에 있는데 엉뚱한 처방을 내리면 안 된다. 북한과의 대화 무드, 민족주의 감정 자극(반일카드) 등 깜짝 지지율 반등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고 이젠 정책 전환과 미래 권력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인적 쇄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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