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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왜 '지하철 요금 인상'에 들끓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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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신음하던 국민들, 공공요금 인상에 분노 '활활'

'자부심'이었던 지하철 불태워…정부, 요금인상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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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칠레 산티아고 지하철 역사 내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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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칠레는 중남미에서 그나마 잘 사는 나라 중 하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5978달러. 세계은행(WB) 기준으로도 '고임금 국가'에 속한다. 지난 2018년 또 대통령이 된 취임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공약은 경제 성장과 '친시장'이었고 국민들은 우클릭했다.

그러나 최근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곳곳이 불타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칠레다. 반정부 시위 도중 3명이나 목숨을 잃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왜일까.

우선 칠레는 '다 같이 잘 사는' 국가가 아니란 이유가 있다. 인근 베네수엘라와 크게 대비될 만큼 대외적인 수치론 괜찮은 경제 상황을 영위하고 있지만 불평등 문제는 상당히 크다.

게다가 칠레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GDP의 15%나 차지하고 있는 구리 가격이 줄곧 하락세를 보여온데다 달러화 대비 칠레페소화(CLP) 가치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그러자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가뜩이나 높이로 유명했던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이 국민들에겐 큰 문제로 다가왔다. 빅맥 가격이 4000칠레페소(약 7000원)에 달해 '남미 내 최강의 물가'를 보이는 나라란 오명을 안고 있었다. 그런데 물가가 또 오르게 생긴 것이다.

피례나 대통령은 취임 당시 연금과 세제 개혁을 통해 잘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공요금은 높아져만 가고 의료비 역시 그랬으며 연금 수령액은 여전히 적었다.

여기에 칠레 정부는 지난 6일 유가 상승과 칠레페소화 약세를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최대 830페소(약 1380원)까지 인상하자 이에 반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조직했고 대규모로 퍼지게 됐다. 해시태그 '칠레는 깨어있다'(#ChileDesperto)가 소셜 공간을 부유했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다.

칠레 국민들은 수도 산티아고와 다른 도시들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함께 쾅쾅 부딪치며 시위에 나섰다. 전형적인 중남미 시위의 한 유형이다. 생계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상징적 시위 도구들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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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쇼핑카트 등에 불을 지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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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이 국민 한 사람을 인터뷰한 것을 보면 "슬픈 일이지만, 이번 파괴(적인 시위)는 사람들의 요구 방식이었다. 칠레는 압력솥이었고 최악의 방법으로 폭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마르코 안토니오 데 라 파라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분적인 개혁에 만족하지 못한 가운데 지하철 요금 인상은 칠레의 만만치 않은 학생 단체를 깨운 불꽃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칠레 국민들은 지하철역을 불태웠다. 현지 소방·경찰 당국에 따르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이날에만 308명이 구금됐으며 경찰 156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 중 5명은 상태가 심각한 상태다. 경찰차 49대와 지하철역 41곳 등이 파손됐다. 이탈리아계 전기회사인 에넬 건물에도 이번 시위 과정에서 불탔다. 정부는 결국 지하철 요금 인상은 없던 일로 철회했다.

파라 작가는 "표적이 된 장소들은 매우 상징적이다. 운송과 에너지는 국가의 성공 여부와 그것이 지탱하는 모델을 나타낸다"고 언급했다.

산티아고 지하철은 남미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이며 칠레인들에게 큰 자부심의 원천인데 국민들은 그걸 공격했다는 점에서 분노의 정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s9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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