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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두 달 만에 볼리비아 대선 3위…한국계 정치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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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볼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개표가 83% 진행된 시점에서 각 당 후보들의 성적이다.

현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맨 왼쪽)와 전직 대통령 출신 카를로스 메사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에 이어 동양계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이름은 정치현.

모랄레스 45.3%, 메사 38.2%와 비교하면 정 후보는 8.8%로 격차가 크지만 4위인 오스카르 오르티스 후보에 비하면 2배 정도 앞서고 있다.

게다가 정 후보는 정치 경력이 전무한 '신인'으로,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선을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지난 8월 말 야당인 기독민주당(PDC)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따라서 정 후보는 사실상 선거 유세를 한 달여 밖에 펼치지 않았고, 이에 대해 볼리비아 현지 언론들은 정치현 후보의 구호를 인용해 '치 돌풍'을 일으켰다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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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1970년 한국에서 태어났다. 선교사였던 아버지 정은실 볼리비아 기독대(UCEBOL) 설립자이자 총장을 따라 1982년 12살 때 볼리비아로 이주해 15~20년 전 볼리비아 국적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목사이자 외과 의사로 활동 중이며 최근 한 국내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볼리비아가 공산 독재국가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와 EJU TV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6월 PDC의 대선 후보였던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대체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자신이 볼리비아에서 38년간 거주한 자격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모라 전 대통령의 공약 상당수를 계승했다.

그러나 사모라 전 대통령이 사퇴 전 1~3%의 지지율로 전체 후보 가운데 5~6위 수준에 머물렀던 데 반해 정 후보는 '3위'로 선전했다.

후보 등록 직후 지지율이 1% 미만이었던 정 씨가 이 같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모랄레스 현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막고 부패한 정치를 쇄신하겠다는 포부에 젊은층이 호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동성애자들은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등의 극단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도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볼리비아 언론들은 그럴 때마다 '논란'이라는 표현을 쓰며 정 후보의 튀는 발언과 이에 따른 여파를 주의 깊게 보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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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볼리비아 대통령인 좌파 여당 ‘사회주의운동MAS’의 에보 모랄레스. 연이어 세 차례 당선된 데 이어 이번에도 결선 없이 당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고전하면서 4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6년 취임해 중남미 최장수 현역 지도자이며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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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치 신인' 정치현 후보의 '선전' 때문에 이번 볼리비아 대선은 오는 12월 15일 1, 2위 후보 간의 결선이 유력시된다. (볼리비아에선 대선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50% 이상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설 경우 당선이 확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는 모랄레스 현 대통령과 메사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시나리오에서 박빙이거나 메사 전 대통령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 씨로 인해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1위와 2위 후보의 차이가 7%포인트 정도로 어느 한쪽도 압도적인 득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결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결선에서도 정 씨의 표가 어느 후보에게 갈지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결정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정 씨는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반(反) 모랄레스 입장을 밝혀왔다.

또 "새마을운동 정신을 접목해 볼리비아의 경제 발전을 꾀하겠다"며 "(여당의) 사회주의운동에 반대한다"고도 분명히 말해 간접적으로 중도우파 야당 '시민사회'의 메사 전 대통령 쪽에 힘을 실어 주었다.

한편 정 씨는 중간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이번 결과는 볼리비아에 아직 성경의 원칙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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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은 기자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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