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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갯바위 고립·고무보트 표류… 가을 낚시철 여전한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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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월 갯바위 등 고립사고 171건 발생

지난해 고립으로 10명 숨져 올해는 2명 사망

레저보트 기관 고장·연료 고갈로 431척 예인

해경, 연안구조정 집중배치·항포구 단속강화

지난 18일 오후 5시 25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부근 갯바위에서 낚시하던 심모(32)씨 등 2명은 갑자기 차오르는 바닷물에 고립됐다. 밀물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갯바위에 올랐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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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인근 갯바위에서 고립된 낚시객이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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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6일 낮 12시 30분쯤에도 충남 보령시 무창포 인근 직언도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던 김모(55)씨가 밀물에 고립되자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구조대를 현장에 보내 김씨를 구조했다. 다행히 김씨는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가을 본격적인 낚시철을 맞아 갯바위에 고립되거나 고무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기관 고장과 연료 부족 등으로 표류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해경과 자치단체, 어선·선주협회 등이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낚시객의 안전불감증으로 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심씨 일행과 김씨처럼 갯바위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제때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구조시간이 늦어져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난해는 1~9월에 10명이 바다에서 고립돼 숨졌고 올해 들어서도 1~9월에 2명이 숨지기도 했다.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9월 갯바위 등에서 고립된 사고는 17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는 1~9월 144건이 발생, 10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사고 건수만 놓고 보면 18.7%(27건)나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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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9시 24분쯤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추진기 고장으로 표류하던 레저보트가 해경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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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경 태안해양경찰서장은 “서해안 특성상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고립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바다를 찾는 관광객이나 낚시객은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저선박(보트) 예인사고도 급증했다. 지난해 1~9월 368건에 불과하던 레저보트 예인은 올해 들어서는 1~9월 사이 431건이나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63건(17.1%)이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일 오전 9시 24분쯤 충남 태안군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이모(55)씨 등 4명이 탑승한 레저보트가 추진기 고장을 표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레저보트를 인근 포구로 안전하게 예인했다.

레저보트 사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관손상(고장)이다. 올해 사고 중 40.1%(173건)가 기관손상이었다. 이어 추진기 손상이 94건, 운항저해(배터리 방전·연료 고갈 등) 83건, 부유물 감김 24건 등 순이었다. 지난해도 추진기 손상(126건)과 기관손상(115건)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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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해양경찰서 관계자들이 항·포구에서 출항하는 레저보트 탑승객을 대상으로 안전운항과 구명조끼 착용 등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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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레저보트 사고가 끊이지 않자 해경은 예방 활동과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경은 2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주요 항·포구에서 안전장비 미착용과 동력 수상레저기구(보트) 미등록, 무면허 조정, 음주 운항 등을 단속할 예정이다. 치안 수요가 많은 주말과 공휴일에는 연안구조정과 경비함정을 주요 해역에 배치, 안전사고에 대응키로 했다. 기관 고장과 연료 고갈 등 단순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계도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보령해경 이광호 해양안전과장은 “가을 행락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엄정한 단속에도 나설 것”이라며 “낚시객과 관광객들은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태안·보령=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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