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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美, 시리아 유전 지키려 일부 병력 잔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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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석유 외는 주둔 필요 안 해” / WSJ “불법적 행위… 외교이슈 될 것” / 북동부 주둔 미군의 철수 행렬에 / 쿠르드 주민들 “배신자들” 맹비난 / 돌·감자 등 던지며 분노 드러내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시리아의 유전을 지키기 위해 일부 병력을 시리아 북동부에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유전을 개발해 원유를 생산하면 미국 기업이 이 원유를 수출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미국에 시리아 유전을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를 지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둔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나는 어떠한 병력도 남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르단과 이스라엘에 가까운 시리아 지역 및 또 다른 지역에 일부 미군 병력이 주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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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군의 폭격을 받은 시리아 북동부의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 지역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IS 격퇴를 위해 함께 싸웠던 쿠르드족 동맹을 배신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쿠르드족을 도왔고, 그들은 천사가 아니다”면서 “미국은 400년 동안 쿠르드족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고, 우리가 그들의 나머지 생명을 지키겠다고 합의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유전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법적, 기술적, 외교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의 유전은 법적으로 시리아 소유이고, 미국 기업이 이 유전의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은 불법적인 탈취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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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1000여 명의 미군을 주둔시켜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철군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에 약 300명가량의 병력을 잔류시켜 유전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WSJ가 보도했다. 미군의 일부 병력이 잔류하면 쿠르드 민병대와 유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양측이 IS 재건을 차단하는 데 협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리아 북부에 주둔했던 미군 일부는 이날 이라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쿠르드족 거주 도시 까미슐라를 지날 때 성난 주민들이 미군의 군용 차량 행렬에 돌과 감자, 썩은 음식을 던지면서 ‘가라, 이 배신자들’, ‘미국 반대’, ‘거짓말쟁이 미국’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외신이 전했다. 일부 주민은 맨몸으로 미군 행렬을 가로막았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미국에 항의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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