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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 내민 文 외면한 한국당 손익계산서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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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문재인 국회 시정연설 후 악수 보이콧

저항 의지 보였으나 협치 끈 놓은 듯한 모습

‘최악의 국회’ 오명… 협치없는 국회 언제까지

이데일리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원들 측으로 향하자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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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설을 끝낸 대통령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야당 의원의 뒷모습이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기 무섭게 자리를 빠져나갔다. 악수를 청하는 대통령의 손을 맞잡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서둘러 나가려는 야당 의원의 뒤를 대통령이 쫓아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 22일 오전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네 번째 국회 시정연설 풍경이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열세 번에 걸쳐 문 대통령의 연설에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고용률 등 경제 관련 발언이 나오면 “에이”라며 비난했다. 국회의 현안인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을 설명하자 더 거세게 항의했다. “그만하라”고 소리치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을 외쳤다. 미리 약속한 듯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양손으로 ‘X’ 자를 그렸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듣기 괴롭다는 듯 귀를 막았다.

한국당은 시정연설을 마친 국가 원수를 보이콧했다. 흔한 광경은 아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야당이 반대해 피켓이나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으나 연설을 끝낸 후 굳이 보이콧하진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정연설 때도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도 박수는 치지 않았지만 입퇴장시 기립하는 등 최소한의 예우는 지켰다.

이날 공수처를 저지하려는 한국당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꼬집으려는 의도도 전달됐다. 문제는 이후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국정 운영에 관한 것이라면 연설을 마친 후 나누는 인사와 악수는 협치의 영역이다. 반대 진영에 손 내민 문 대통령을 야당은 결국 외면했다.

한국당은 조국 정국에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조 전 장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집요하게 꼬집어 결과물을 냈다. 한국당을 지지하든 아니든 두 쪽난 여론의 한편은 힘을 실어 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문 대통령을 위치까지 부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외면한 한국당에 “무례했다”는 목소리가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여권에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건 ‘익’이나 협치의 가능성마저 배제해 버리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준 것은 분명 ‘손’이다. 20대 국회가 30%에 미치지 못하는 법안처리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에 더 그렇다. 협치할 시간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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