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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남도립미술관, 소실 음원 복원한 영화 '죽엄의 상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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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배우가 실시간 낭독·공연하는 '연쇄활동변사극' 선보여

연합뉴스

영화 '죽엄의 상자' 스틸 컷
[경남도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립미술관은 창원의 상남영화제작소와 함께 오는 27일 미술관 야외 잔디광장에서 소실된 음원을 복원한 영화 '죽엄의 상자'를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공연은 올해 3차 도립미술관 전시회 중 경남 근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인 '도큐멘타 경남I-기록을 기억하다'에서 일부분을 상영 중인 죽엄의 상자를 재창작 형식으로 복원해 변사와 배우가 실시간 낭독·공연하는 형태로 열린다.

죽엄의 상자는 1950년대 '아시아의 작은 할리우드'라고 불린 상남영화제작소가 처음 제작한 장편 영화다.

한국영화사의 거장인 고(故) 김기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마산에서 촬영됐다.

공산당이 민심을 교란하고 있다는 데 분노한 열혈청년(최무룡)이 공산당 타도를 목적으로 그들의 아지트에 침투해 시한폭탄인 죽엄의 상자를 설치한다는 줄거리다.

우리나라 최초 동시녹음 영화이지만 녹음본이 소실돼 지금까지 무성으로 남았다.

이를 안타까워한 김재한 감독이 '상남영화제작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영화제작사를 만들어 올해부터 죽엄의 상자 소리 복원에 나섰다.

본래 형태를 되찾고자 독순술을 활용해 대사 복원작업을 진행했고 배우들을 섭외해 더빙작업을 했다.

일상생활 소음이나 닭 소리, 발소리, 문 여닫는 소리 등 영화에 등장하는 소리를 재창작해 무성인 영화를 유성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재창작 과정을 거쳐 복원한 음원을 바탕으로 변사와 배우, 악단 연주가 함께 공연하는 융복합 형식으로 펼쳐진다.

배우 공연과 영화를 섞어 상연한 과거 '연쇄극' 느낌이 풍기는 '연쇄활동변사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죽엄의 상자 음원을 새롭게 만들어 일반 관람객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이러한 공연을 미술관이 영화제작사와 함께 준비함으로써 장르 한계를 뛰어넘는 융·복합적 지역 예술사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

연쇄활동변사극 '죽엄의 상자' 포스터
[경남도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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