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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KT 차기회장 쉽지않은 자리…외풍 이겨낼 뚝심·전문성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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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차기 KT 회장은 글로벌 통신사 회장으로서 전문성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 김대유 KT그룹 KT지배구조위원장(사진)이 최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여기저기서) 관심이 많지만 함부로 도전할 수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23일부터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황창규 회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사외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사내 후보군으로는 직급이 부사장 이상인 현직 임원 7명을 추렸다. 다음달 5일까지 외부 공모로 접수된 후보자들과 이들을 합쳐 동시에 심사를 실시하고 회장 후보 심사위원회에 넘길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차기 KT 회장에 대해 '쉽지 않은 자리'라고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김 위원장은 "이석채 전 회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등 경제관료 출신으로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췄고, 황창규 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를 쓰는 등 후보자 시절부터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이런저런 말이 나왔고 리더십에 금이 갔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기 KT 회장은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강력한 뚝심과 배짱을 겸비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그는 "외풍에 흔들리면 아무리 뛰어나도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기 회장 자격 요건으로 KT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등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가 많지만 KT는 이들이 이끄는 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하는 것을 못하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통신사가 안 해도 되는 것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돈만 잘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통신 업계는 외부 공모에서 전직 임원인 OB(Old Boy)들을 비롯해 학계와 정·재계에서 다양한 인사가 차기 KT 회장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사내에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OB 중에선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KT IT기획실장)과 임헌문 전 매스(Mass) 총괄 사장 이름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장관급 인사 차출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내·외를 통틀어 10명 안팎의 후보자가 선정돼 다음달 말 또는 12월 초 회장 후보 심사위원회의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배구조위원회는 '낙하산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원회 권한인 '후보자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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