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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오픈뱅킹’ 곧 개막…은행-핀테크 ‘앱 경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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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시중은행 30일 시범운영

‘쏠’ ‘케이비마이머니’ ‘위비뱅크’ 등

은행, 앱 편의성 내세워 고객 유치전

유럽 작년 시작…기업간 제휴 기반

영국내 이용건수 1년만에 26배↑

한국, 금융결제원 공동플랫폼 운영

중소형 핀테크 등 153곳 참여 신청

심사 거쳐 연말께 전면 시행 예정

보안 확보·신용정보법 통과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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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이면 ㄱ은행에서 개설한 계좌 잔액을 ㄴ은행이나 ㄷ핀테크 앱에서 조회·송금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런 기능을 핵심으로 삼은 ‘오픈뱅킹’을 9개 시중은행(KB국민·IBK기업·NH농협·신한·우리·KEB하나·BNK경남·부산·제주은행)이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다. 이는 국내 은행이 영업을 시작한 뒤로 100년 넘게 유지한 은행의 본질적 상품에 대한 제조와 유통이 분리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소수의 앱만이 지배적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 ‘한국형 오픈뱅킹’ 시대 개막

지난해 1월 영국 등 유럽에서 시작된 오픈뱅킹은 핀테크 기업 등 외부에서도 은행이 보유한 금융정보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영국 내 오픈뱅킹 에이피아이(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호출(이용) 건수는 지난해 8월 420만건에서 올해 8월 1억1050만건으로 1년 만에 26배 성장하며 시장의 수요를 확인했다. 국외에서는 통상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개별 제휴를 맺어 오픈뱅킹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한국형 오픈뱅킹은 금융결제원이 중앙에서 공동 플랫폼을 운영한다. 유성준 금융결제원 오픈뱅킹팀장은 “협상력이 약한 소형 핀테크 사업자까지 공동 플랫폼에만 참여하면 개별 은행과의 협상은 따로 필요 없다는 게 한국형 오픈뱅킹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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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금융결제원이 23일 기준 오픈뱅킹 신청을 받은 153개 기업 가운데 자본 규모가 20억원에 못미치는 중소형 사업자가 88곳(57.5%)으로, 은행(18곳)과 대형 핀테크 사업자(47곳)보다 훨씬 많다. 구글이 공개한 자체 지도 에이피아이를 활용해 우버가 탄생했듯, 개별 은행의 폐쇄적 정보를 외부에 열어주면 여러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나올 거란 당국의 기대가 반영된 제도 설계다. 금융결제원은 오픈뱅킹 신청을 한 개별 업체에 대한 보안 심사 등을 거쳐 연말부터 오픈뱅킹을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 은행-핀테크 치열한 셈법 경쟁

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오픈뱅킹 도입 방안을 발표할 땐 이 제도가 파죽지세로 성장 중인 토스·카카오페이 등 대형 핀테크 업체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인식됐다. 이들 업체는 시중은행과 개별 계약을 맺어 건당 송금 수수료 400~500원을 은행에 지불해왔는데, 금융위는 오픈뱅킹 시스템을 구축해 수수료도 기존 10분의 1 수준인 20~50원으로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탄한 고객 기반과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이 앱 편리성 등을 높여 초기부터 타사 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 성공할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당장 이달 말부터 오픈뱅킹을 시범 실시하는 은행들은 잰걸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앱 ‘쏠(SOL)’에서 타행계좌로 이체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 타행계좌 5개까지 동시에 자금을 가져오는 집금 서비스, 대출이자납입, 공과금 납부 등의 서비스도 시행한다. 국민은행은 오픈뱅킹 시행을 앞두고 22일 자산관리플랫폼 ‘케이비마이머니’를 전면 개편했다. 국민은행에 있는 자산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등록한 다른 금융기관 데이터까지 반영해 자산 흐름을 보여주고, 포트폴리오를 진단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더했다. 우리은행은 앱 ‘위비뱅크’를 협업 핀테크 기업과 고객 간 접점을 제공하는 오픈뱅킹 채널로 구현하고, ‘편의성’과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토스 쪽은 오픈뱅킹이 시작되면 기존에 10회를 넘는 송금을 할 때 고객에게 받았던 건당 수수료(500원)를 무료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보안 우려…‘찻잔 속 태풍’ 염려도

민감한 금융정보가 공동결제망을 타고 여러 채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금융사고 가능성은 기존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형 핀테크 업체에 대한 보안에는 의구심이 커지는데, 금융결제원은 신청을 받아 중소형 업체의 보안 점검비용을 75%까지 지원하는 등 보조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또 정작 뚜껑을 열었을 때 단순 조회와 계좌이체 이상의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번거로움과 보안 우려를 누르고 이용할 유인을 끌어내지 못해 오픈뱅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디지털 담당자는 “현재 계좌내역 조회와 입·출금 등 구현할 수 있는 에이피아이가 6가지밖에 없지만,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면 범위도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초기에는 반짝 관심을 모을 수 있지만, 기존 금융 앱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큰 변화가 없이 끝날 수도 있다”며 “오픈뱅킹의 성공은 다양한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산업이 구현될 수 있는 신용정보법 통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금융·핀테크 업계 “국회, 신용정보법 개정안 하루 빨리 통과를”


“마이데이터산업 혁신 서비스 근간

처리 지연돼 관련 투자·채용 멈춰”

오늘 법안심사소위 문턱 넘을지 관심

최근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의 관심은 24일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질 ‘데이터 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오픈뱅킹 제도와 함께 신용정보법에 담긴 개인의 데이터 이동권을 뼈대로 한 ‘마이데이터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시너지 효과를 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성명서를 내어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다음달이면 1년이지만, 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마이데이터 정책은 물론 혁신 서비스를 준비하던 핀테크 기업마저 위기에 내몰렸다”며 국회에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어 “국회에서 데이터 3법(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통과가 지연되는 동안, 미국을 비롯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데이터 산업을 중점 육성하여 우리와의 격차를 크게 벌이고 있다”며 “국회에서 하루 빨리 데이터 3법을 통과시켜야 미래 핵심산업의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산업은 개인에게 정보 주권을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착안한 개념으로,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 동의하에 제3자(핀테크 기업 등)가 고객을 대신해 여러 금융기관에 개설된 계좌의 잔액과 거래내역 등 개인금융정보를 수집하거나 지급을 지시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어 업계에서는 법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날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신용정보협회,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등 8개 금융협회 및 유관기관도 신용정보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 기관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인해 모든 금융회사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채용이 멈춰 서 있다”며 “이번 회기에 신용정보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데이터 기반 혁신서비스가 빛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은 물론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의 시행도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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