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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품보관, 빨래방까지…변신하는 '위기의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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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주유소의 수익성이 나빠진 데다 전기·수소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주유소도 기름만 팔아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각 주유소는 남는 공간을 활용한 택배, 물품 보관 서비스 등 ‘부업’을 키우는 추세다. 연료 다변화 시대에 맞춰 전기·수소차 충전기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쿠팡과 로켓배송 거점으로 주유소를 활용하는 물류 협약을 맺었다. 새벽배송, 익일배송 서비스를 빠르게 하려면 도심 내 물류기지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부지를 로켓배송 물품을 임시 보관하는 공간으로 제공, 추가 임대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개인 창고 서비스인 ‘셀프 스토리지’를 도입하는 등 유휴 부지 활용 방안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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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스타트업 ‘줌마’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시작한 주유소 거점 택배 서비스 ‘홈픽’. / SK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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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요 정유사들은 주유소가 입지 좋은 도심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에 착안해 남는 공간을 다양한 신사업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물류 스타트업 기업 ‘줌마’와 손잡고 운영하는 택배 서비스 ‘홈픽’이 대표적이다. 홈픽은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방문 픽업하는 택배 서비스로 전국 420여개 주유소가 거점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차별화에 나선 주유소도 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 SK 영등포 행복 주유소의 경우 직접 세탁과 건조를 할 수 있는 ‘셀프 빨래방’을 갖추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하이웨이주유소에 미래형 무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주유소도 확대 중이다. SK에너지는 내년까지 40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전기차 충전시설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올해 안에 중구 초동주유소, 강북구 도봉주유소, 송파구 가든파이브주유소 등 3곳에서 전기택시를 위한 거점충전소 사업을 시작한다.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갖춘 주유소로 부족한 전기택시 인프라를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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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름만 넣던 주유소 공간을 복합충전소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현대차와 손잡고 서울 강동구 유휴부지에 ‘토털 에너지 스테이션’을 착공했다. 휘발유·경유 주유는 물론 액화석유가스(LPG)·수소·전기 충전이 모두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 전기·수소차 운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주유소의 진화는 자동차 판매량 감소 흐름과 주유소 공급 과잉 현상과 맞물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등록된 국내 주유소는 약 1만1502개로, 지난해보다 240여곳 줄었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 주유소 숫자는 8000개인데, 지금도 3500여개 초과된 상황이라 주유소의 구조조정과 수익 다변화 전략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 주유소 신사업의 수익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유소 거점 택배, 세탁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가 전기·수소차 충전 시설은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설의 경우 설치 비용은 높은 반면, 수익은 낮아 도심 소재 직영점 중심으로 도입되는 추세"라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비용 리스크가 아직 크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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