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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민간경기 회복세 여전히 미약…재정지출 기여도도 하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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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여도 민간지출은 -0.2%p→0.2%p, 정부지출은 1.2%p→0.2%p

순수출 기여도 플러스로 전환은 긍정 신호

연 2% 성장 달성은 쉽지 않은 시나리오…"민간회복세·정부지출에 달려"

연합뉴스

'성장률 2% 사수'…재정·통화 쌍끌이 부양?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둔화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민간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그나마 성장을 지탱해오던 재정지출의 버팀목 효과가 전기 대비 반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올해 예산을 남김없이 쓰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4분기 경제가 어느 정도 선방하더라도 올해 2%대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3분기 실적이다.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에 못 미칠 것이란 예고는 진작부터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외 여건 악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이 쉽지 않다"고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선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시키는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해 시장에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5∼0.6%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0.4% 성장률은 이런 기대를 밑돈다.

공동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은 기업으로 치면 '어닝 쇼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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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국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에 참석해 있다. 2019.10.24 cityboy@yna.co.kr



3분기 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민간소비와 민간투자 등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이 성장을 견인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2분기 정부가 재정 집행에 총력을 다하면서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는 1.2%포인트에 달했다. 3분기에는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소비가 무상교육과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2분기보다 증가했지만 정부투자 부분은 2분기의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가 작용해 2분기 수준에 그쳤다"고 정부지출 성장기여도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기저효과를 제외한 3분기 정부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기여도는 1.6%포인트로, 2분기(1.8%포인트)와 비교할 때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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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24 jieunlee@yna.co.kr



민간 부문도 좋지 않았다. 전체 민간지출의 3분기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2분기(-0.2%포인트)보다는 나아졌지만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포인트로 2분기의 0.3%포인트에서 악화했다. 민간투자는 -0.7%포인트로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여도를 이어갔다.

민간과 정부 부문을 포함한 전체 내수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3%포인트에서 3분기 -0.9%포인트로 떨어져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수출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건 그나마 다행이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개선으로 순수출의 기여도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에서 플러스(1.3%포인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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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3가 한 건물에 부착된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2%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 중 1.0% 안팎의 성장률을 나타내야 하는데, 성장 추이로 봤을 때 이는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매크로팀장은 "4분기 1.0% 수준의 성장률은 잠재성장 속도를 훨씬 상회해야만 가능한데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물량 반등을 기대해 볼 수는 있겠지만 나머지 부문이 뒷받침해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와 투자가 악화하는 것을 비롯해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상승률 등 주요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연 2%대 성장률의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1%대로 내려앉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양수 한은 국장은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했는데 이런 추세가 추가로 확대할 수 있을지, 정부가 이월·불용 예산을 최소화하면서 올해 예산지출을 최대로 끌어올릴지 여부 등에 따라 4분기 성장률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겠지만, 4분기에는 정부의 재정 노력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여튼 좀 우려하는 바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2% 성장률 달성을 위해 올해 마지막까지 재정 여력을 총동원해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재위 국감에서 "4분기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약속드린 내용(2% 성장)이 달성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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