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30년 전 초등학생 실종 사건도 자기 소행이라며 얼마 전 자백을 했는데요, 이춘재가 시신을 버렸다고 말한 장소가 경찰이 당시 피해 학생 옷가지 등을 발견한 장소와 달라서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9년 7월 경기도 화성 태안읍에서 9살 김 모 양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사라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단순 가출로 보고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고, 5달 뒤 마을 야산에서 김 양의 옷가지 등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시신은 찾지 못했고 미제사건으로 처리됐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사건 발생 30년 만에 자신이 김 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살해 후 시신과 옷가지 등을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당시 유류품 발견 장소에서 김 양의 시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춘재가 밝힌 유기 장소와 경찰이 옷가지 등을 발견한 장소는 100m 넘게 떨어져 있어 사실관계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먼저, 이춘재가 허위 자백을 했거나 기억이 잘못됐을 수 있습니다.

반면, 경찰이 유류품 발견 당시 부실 수사를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경찰이 사건 발생 5개월 뒤 유류품을 찾고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점, 찾은 유류품엔 속옷도 있어 성범죄가 의심됐는데도 끝내 실종 사건으로 처리한 점도 풀어야 할 의혹입니다.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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