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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일반고에 2.2조원 투자…자사고·외고 2025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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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고·외고 2025년 폐지 ◆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일제히 전환된다. 정부는 연내에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이들 학교 설립 근거 조항을 삭제해 2025년 이전이라도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올해 말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고(49곳)에 대한 모집 특례도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목고 가운데 영재고와 과학고는 일괄 폐지 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두 학교 학생 모집 시기와 방법은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선 영재고 지필평가를 폐지하고, 과학고와 영재고 지원 시기를 맞춰 중복 지원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 운영 성과 평가에 드는 사회적 비용과 더불어 교육 불공정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해결하라는 국민 요구를 엄중히 받아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 추진안대로 외고와 자사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되면 엘리트 교육(수월성 교육)이 사라져 사실상 '완전한 고교 평준화'가 실현되는 셈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자사고·외고는 사활이 걸린 만큼 향후 법적 대응까지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 사립외고 교장은 "외고 운영에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는 게 효율적인데, 전체를 없애는 것은 외고의 오랜 교육 노하우와 역사를 한순간에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민심 달래기용이고 총선용 정책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이날 자사고 폐지 규탄 집회를 연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일반고 교육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부총리가 단장을 맡는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가칭)을 구성해 학생 진로와 학업설계를 위한 원스톱 지원시스템 등을 추진한다.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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