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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지수’ 최고치…입동 추위는 기록적 한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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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에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오늘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올 가을 들어 가장 낮은 1℃까지 떨어져 처음으로 얼음이 얼었습니다. 파주는 영하 5℃, 철원도 영하 4.4℃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 절기입니다.

감기 위험 '높음'…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감기에 걸린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기상청의 감기 가능지수를 보면 어제에 비해 오늘 붉게 보이는 지역이 늘었습니다. 서울은 감기 위험이 '높음' 단계로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필요합니다. 또 '매우높음' 지역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와 목도리로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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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지수는 일 최저기온과 일교차, 일 평균기압, 상대습도를 통해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기상조건에 따른 감기 환자 수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만들었는데요. 일교차가 벌어지는 가을부터 겨울과 봄까지 유행하기 때문에 감기 지수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제공합니다. 감기 발생 가능 정도를 '매우높음' '높음' '보통' '낮음'의 4단계로 나눠 유의사항을 알려줍니다.

[연관 링크] 기상청 감기 가능 지수

"올 겨울도 추울까"…핵심 변수 3가지

입동 절기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겨울을 향해 가게 됩니다. 이맘때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올 겨울도 추울까?" 입니다. 아예 "롱패딩을 사야하는지" 콕 짚어서 묻기도 합니다. 기상전문기자에게도 정말 어렵습니다. 기상청의 겨울 전망은 이달 22일에 예정돼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올 겨울이 추울 거라고 보고 방한의류나 난방용품 등의 생산을 벌써 늘리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지난해 겨울은 춥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오히려 미세먼지가 잦았던 기억만 납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겨울 평균기온은 영상 1.3℃로 평년(0.6℃)보다 0.7℃ 높았습니다. 그러나 지지난해, 그러니까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는 영하 0.8℃로 평년 대비 1.4℃나 낮았습니다. 해마다 변동성이 큰 편인데 핵심 변수는 3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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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시베리아 고기압(왼쪽)입니다. 계절이 바뀌면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고 시베리아 대륙에 차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가 자리 잡게 됩니다. 시베리아 고기압은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북서기류를 따라 한반도에는 대륙의 한기가 밀려오고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한파와 눈구름이 만들어집니다.

유라시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릴수록 햇볕을 반사해 대기 하층을 냉각시키고 대륙 고기압을 강화시킵니다. 올해는 10월까지 눈덮임 면적(오른쪽)이 많은 편입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추세로는 겨울 추위가 강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온 올라가면 미세먼지, '삼한사미' 일상으로

반대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지면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질되고 심각한 대기 정체를 불러옵니다. 과거에는 '삼한사온'이 겨울 날씨의 표본이었다면 지금은 미세먼지 탓에 한기가 누그러질 때마다 '삼한사미'가 일상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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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의 전국 평균 기온을 보면 중순 이후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습니다. 서울에서 새해 첫 저감조치가 시행됐고 닷새 동안이나 최악의 스모그가 계속됐습니다.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떨어져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에 장기 정체하면서 동서 방향의 순환이 꽉 막혀버렸기 때문인데요. 미세먼지로 고통이 심해지면서 "차라리 겨울은 추운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연관 기사] 닷새째 ‘잿빛 하늘’ 최악 미세먼지…주말 다시 악화(2019년 1월 15일 뉴스9)

한반도 겨울 날씨 주무르는 '북극', 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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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강력한 변수는 북극입니다. 북극의 얼음이 얼마나 많이 녹았는지, 어느 지역의 얼음이 녹았는지에 따라서 우리나라는 추운 겨울을 맞거나 또는 피해가게 됩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북극 얼음 면적을 보면(왼쪽) 동시베리아 해와 카라, 바렌츠 해가 분홍색으로 표시된 평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카라, 바렌츠 해의 얼음이 많이 녹으면 동유럽과 북유럽에 고기압이 정체하는 블로킹으로 한반도에 한파를 몰고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게다가 올 9월에는 사라진 얼음의 면적(오른쪽)도 2012년 이후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10월에 접어들면서도 얼음이 다시 얼지 않으면서 지금은 2012년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인데요. 2012년에는 한반도에 추운 겨울이 닥쳤고 올해 역시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미세먼지가 몰려오느니 한파가 낫다고 반겨야할까요?

'온난화'로 서울 한파 일수, 100년만에 18일 감소

하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힘듭니다. 온난화라는 마지막 변수가 더 남았기 때문입니다. 1973년부터 겨울철 평균기온의 추세를 살펴봤습니다. 해마다 오르락 내리락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온이 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12월의 경우 지난 45년 동안 0.3℃ 상승했고 1월은 1.1℃, 2월은 1.8℃로 더 급격합니다. 초겨울보다는 1,2월에 온난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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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파 일수도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한강에서 얼음 낚시를 했다고 하는데 1940년대까지는 영하 12도 이하 한파 일수가 20일에서 최대 40일 이상이었습니다. 사람이 걸어다닐 정도로 한강이 얼려면 이 정도는 추워야합니다. 반대로 2000년 이후에는 길어야 열흘 남짓으로 한파가 줄었습니다. 계산해보면 100년에 18일 비율로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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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이도 짧아지고 있습니다. 겨울은 기상학적으로 9일 동안 평균한 기온이 5℃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시작됩니다. 1970년대만 해도 100일에서 최장 120일까지 이어졌지만 최근 석달이 채 안되는 80일 이하로 줄기도 했습니다. 아예 겨울이 사라질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온난화로 겨울 짧아져도 초겨울 추위는 지속

그러나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앞서 말씀 드린 세가지 변수가 어떻게 상호 작용할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시베리아 고기압과 눈덮임, 북극의 얼음, 온난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양으로, 음으로 서로를 증폭시키는 되먹임 작용을 합니다.

처음에 학계에서는 온난화로 겨울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2010년 초반 북극발 한파가 기록적으로 이어지면서 고개를 가우뚱하게 됐습니다.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극한 한파를 불러왔는데 동시에 북극에서 밀려온 수증기는 유라시아에 눈을 많이 내려 대륙 고기압을 강화시키기도 했습니다. 역설적인 현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겁니다. 과거 1차 방정식에서 지금은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예측은 더 어려워졌고 지난해에는 간발의 차이로 북극의 한기가 우리나라 북쪽으로 지나가 한파를 면하기도 했습니다.

온난화로 겨울철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장기적으로 한파가 줄고 겨울이 짧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기후학자들은 온난화 속에도 초겨울 추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신 1,2월에 기온 상승이 크게 나타나고 미세먼지의 습격도 잦아집니다.

현재 몽골에서 겨울철 전망을 위한 동아시아 전문가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시베리아와 북극의 영향으로 다가오는 12월은 춥고 이후는 예년과 대체적으로 비슷한 가운데 대기 정체가 잦지 않을까요. 저의 예상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겨울은 추워야 정상'이라는 점입니다. 겨울이 너무 추워도 문제지만 따뜻해도 비정상입니다. 올 겨울은 딱 평년 만큼만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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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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