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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에 실종된 8세 딸…39년 만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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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A씨(왼쪽에서 두번째)와 가족. [사진 수서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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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8시 서울역 2번 출구 근처. 서울역 다시서기센터 직원은 역 주변을 떠돌고 있던 A(47·여)씨를 발견했다. 다시서기센터 직원이 A씨를 주시한 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보내온 A씨 얼굴 사진 덕분이었다. 수서경찰서는 A씨가 8세 때인 1980년 12월 24일 충남 천안의 집에서 실종됐던 인물이라며 ‘A씨가 발견되면 통보해달라’고 다시서기센터에 요청했다.

A씨는 처음엔 자리를 뜨려했으나 “부모를 만나게 해준다”는 말에 솔깃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약 2시간 뒤 파출소의 도움으로 화상통화를 통해 39년 전 헤어졌던 아버지의 얼굴을 보게 됐다.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한눈에 알아봤다고 한다. A씨는 이튿날 자정께 천안에서 KTX를 타고 급히 올라온 가족과 마침내 상봉했다.

11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역 파출소에서 A씨는 아버지 B(76)씨 등 가족과 만났다. B씨의 셋째 딸인 A씨는 실종 당시 3급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집을 나가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B씨는 실종 사건 직후부터 주변 보육원 등 시설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한 채 39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다.

그러던 중 올해 6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경찰에 등록한 유전자 정보가 딸을 찾는 계기가 됐다.

지난 9월 B씨의 유전자가 13년 전인 2006년 A씨가 서울시 여성보호센터에서 등록했던 유전자와 친자관계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 결과가 경찰에 통보된 것이다.

공공 기록에 따르면 A씨는 8세 때 집을 떠나 실종된 후 여러 보호시설을 드나들며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91년부터 2017년까지 26년 동안 서울시 여성보호센터에서 살다가 자진 퇴소한 상태였다. 이후 수서경찰서는 다시서기센터에 A씨에 대해 문의했고, A씨가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수급을 받아 서울 중구 소재 한 고시원에서 지난 6∼8월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서울 수서경찰서 측이 지난달 31일 다시서기센터에 A씨 사진을 보낸 것이다.

B씨는 “경찰에 근무하는 지인이 혹시 모르니 유전자를 등록해 보라고 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유전자를 등록했다”며 “딸도 우리를 보자마자 직감했는지 눈물을 흘렸다. 손톱을 깨무는 버릇이나 양손잡이 등 어릴 때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오늘 김장한다고 엄마를 도와 집에 있다”며 “아이가 자신을 찾아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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