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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군 수뇌부 내일부터 속속 방한…'지소미아 압박'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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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합참의장 13일·美국방장관 14일 입국…MCM·SCM서 지소미아 논의 예고

美합참의장 '미군주둔 필요성과 비용' 언급…방위비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듯

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압박이 14일과 15일 각각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그간 MCM과 SCM 회의에서는 연합방위태세 점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과 정책 공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기지 이전 및 반환 등의 군사 현안이 다뤄졌는데 올해는 지소미아가 이들 의제를 모두 삼켜버릴 조짐이다.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2일 "지소미아가 두 회의 공식 의제가 아니다"라면서도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를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소미아가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미군 인사들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해왔다. 이런 와중에 이번 주 서울에 총집결하는 미군 수뇌부가 우리 국방부와 합참을 대상으로 '파상공세식'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열리는 MCM 회의 참석을 위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그를 보좌하는 합참 주요 직위자,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13일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5일 열리는 SCM 회의 참석차 미 국방부의 마크 에스퍼 장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펜톤 국방장관 선임군사보좌관 등이 14일 방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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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을 지켜보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이 정중앙에 앉아 있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오른쪽 두번째)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오른쪽)이 그 옆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13일부터 속속 방한하는 미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지소미아 효력 상실을 목전에 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2016년 11월 23일 체결한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잃는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3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일본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의 문제라며 응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미국은 일본과의 중재에 나서기는커녕 한국 압박에만 치중하는 모양새다.

방한에 앞서 일본을 먼저 찾는 밀리 합참의장은 지소미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미국 합참에 따르면 그는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지소미아에 대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한미일은 함께일 때,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은 것이라면서 "원만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는 동맹 내 마찰지점이며 우리는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찰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결과적으로 북한과 중국에만 좋은 일이라는 미국의 인식을 재확인한 것이다.

밀리 의장은 서울에서 진행되는 한미일 합참의장 화상회의를 통해서도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소미아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런 미국의 강한 압박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연기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연기 검토를 해본 적이 없느냐'라는 질문에 "현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일본의 부당한 보복조치가 철회되고, 또 한일 간의 우호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가지 조치들이 재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지금 입장에서는 (종료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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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장관도 방한…지소미아.방위비 압박 고조(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에 집결하는 미군 수뇌부는 지소미아 뿐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거듭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비 분담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현안이어서 미 당국자들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미측은 주한미군의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 총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방위비의 분담을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방한을 앞둔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이다. 그는 이례적으로 미군 주둔 필요성과 비용을 언급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일본으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보통의 미국인들은 전진 배치된 주한·주일미군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얼마나 드는가? 이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건 전형적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최고 선임자인 합참의장이 비록 '미국인의 궁금증'을 전제로 했지만, 주한미군이 왜 필요한지, 그에 따른 비용이 얼마인지 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국군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이번 MCM과 SCM 회의에서 미군 수뇌부가 지소미아 뿐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 쏟아낼 발언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를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의 한 소식통은 "방위비와 관련해서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쪽 인사들이 주로 거론을 해왔는데 합참의장까지 나서서 미군 필요성과 그 주둔비용을 언급한 것은 (방위비 중액과 관련한) 전선을 크게 확장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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