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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혈압 “설마”하다…30~40대 ‘뒷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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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률 18% 30대, 인지율 10%뿐, 치료율은 6% 그쳐…40대는 19%

젊을수록 조기 발견·치료 ‘사각’

“정기 혈압측정 MMM운동 중요”

경향신문

서울시내 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기 전에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자신의 혈압을 아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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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혈압을 측정하세요.”(MMM캠페인 슬로건)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국내 30대 이상 성인 10명 중 3명(28%, 2018년 기준)이 고혈압 유병자로 집계된 가운데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의 관리와 치료가 상당부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올해 처음으로 5월 한 달 동안 진행한 MMM캠페인(5월은 혈압측정의달, May Measurement Month)에서 젊은 연령층의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MMM은 세계고혈압의날(5월17일)을 즈음하여 2017년부터 진행하는 세계 최대의 공공 혈압측정 캠페인으로 100여개 국가에서 벌어진다.

12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이번 MMM캠페인에 참가한 1만341명 중 조사기록이 제대로 이뤄진 9950명(남 42%, 여 58%)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데도 이것을 알고 있는 인지율이 30대는 10%, 40대 26%, 50대는 40%에 불과했다. 연령이 높은 60대 이상의 경우도 낮은 수준으로 60대 55%, 70대 65% 내외였다. 국민의 고혈압 인지율이 전반적으로 낮고 특히 30~40대 젊은층의 인지율이 특히 낮게 나온 것이다.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첫 단추임을 감안할 때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30대 18%, 40대 25%, 50대 34%, 60대 33%, 70대 37% 등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고혈압 치료율은 30대 6%, 40대 19%, 50대 30%, 60대 52%, 70대 64%로 이 또한 역시 저조했다. 참가자들은 당뇨 11%, 뇌졸중 2%, 심근경색 1% 등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었다. 혈압측정 경험은 79%가 1년 이내에 있다고 응답했고, 11%는 1년 이내에 없다고 했다. 3%는 평생 한 번도 안 해봤고, 7%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고혈압학회 편욱범 이사장(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젊은층의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사각지대가 넓고 심각하다”면서 “특히 10%에 불과한 인지율로 인해 조절이나 치료를 받는 치료율이 떨어지고 시기 또한 늦어져 문제”라고 지적했다. MMM위원회 조명찬 이사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젊은층의 고혈압 환자 발견과 치료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올해 MMM캠페인 결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고혈압 인지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MMM캠페인에는 서울시 관할 25개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 산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센터 19개소, 6개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가 함께 참여했다. 고혈압학회 손일석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젊은층이 고혈압의 취약계층으로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으며, 그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20/10㎜H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두 배씩 높아진다. 반대로 혈압이 조금만 떨어져도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상당히 감소한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박성하 교수(심장내과)는 “수축기 혈압이 2㎜Hg 감소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7%, 뇌졸중에 의한 사망 위험은 10%씩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의 위험인자(염분 과다섭취, 비만, 운동부족, 강한 스트레스 등)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고혈압 치료의 기본이다.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가정용 혈압계를 이용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잠자기 전에 2~3회씩 혈압을 측정하면 좋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병용되는 치료이다. 생활요법을 잘하면 추가적인 강압효과를 발휘, 약의 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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