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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카드사의 실수" 레전드 혜택으로 단종된 알짜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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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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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단종됐던 몇몇 알짜카드들이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지나치게(?) 풍성한 혜택을 담은 까닭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레전드 카드'들을 소개한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씨티카드는 2012년 출시됐다가 2017년 단종됐던 '씨티 메가마일 카드'를 지난 12일 재출시했다. 혜택을 그대로 탑재했고 국내전용 8000원, 해외겸용 1만원이라는 마일리지카드로는 저렴한 연회비도 유지했다. 씨티카드는 '직장인 알짜카드'라고 불리는 씨티클리어카드 역시 단종 8개월만에 동일 혜택과 연회비로 부활시킨 바 있다.

KB국민카드의 인기상품이었던 '혜담카드'는 실적에 따라 월 10만원 이상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카드다. 거의 모든 카드에 있는 '통합할인한도' 없이 '영역별 월 이용한도'만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할인 영역이 주유, 쇼핑, 병원, 영화, 마일리지 등 무려 12가지인데 당시 카드사는 사람들이 12가지 영역을 모두 선택해서 사용할 거라고 미처 생각치 못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출시 1년만에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혜택이 대폭 축소되면서 단종됐다.

주유 카드계 레전드 카드로는 신한카드의 '신한 RPM Platinum#'이 꼽힌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이 없어도 모든 주유소에서 리터당 100원을 적립해줬다. 리터당 100원이라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적립율에다 무실적 조건이라니 파격적인 혜택을 자랑한다. 게다가 도심 제휴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호텔과 공항에서 무료 발렛파킹도 지원해 차량 보유자라면 안 쓰면 손해인 카드였다.

체크카드계 레전드 카드로는 '리워드 360 체크카드'가 있다. 전월 실적 없이 기본 0.2% 적립, 전월 실적 30만 원 이상 시 1만 포인트까지 적립된다. 실적 충족 시 포인트 적립율도 5%로 높아서 투입 대비 효율이 좋은 카드다.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쓰거나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등 포인트 사용처가 다양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었다. 한 명이 여러 장을 발급해 30만원씩 쪼개 쓰면서 혜택을 챙기는 진풍경이 벌어지자 SC제일은행은 결국 발급을 중단했다.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쓸쓸하게 사라진 '크로스마일카드'도 빼놓을 수 없다. 항공마일리지를 당시 최고 수준인 1500원당 1.8~2마일을 적립해줬던 카드다. 크로스마일카드가 급부상한 건 이 카드로 '공항놀이'하는 게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인천공항에 차를 끌고가서 발렛파킹한 뒤, 워커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디저트는 스타벅스 브런치로 해결하고, 콤보세트와 함께 CGV 영화를 관람하고 귀가 하는 코스다. 전월 실적 50만 원 충족하면 이 호화로운 놀이를 매월 즐길 수 있었다. 이 같은 혜택에 소비자는 웃었고 카드사는 울었다. 연간 수십 억 적자가 발생하면서 결국 카드 혜택을 축소에 돌입했다. 마일리지 적립율도 낮아지고 호텔 무료 식사는 당일 항공권을 소지해야 가능하게 됐으며 스타벅스 할인 혜택은 반토막 났다. 이 외 너무나 급격한 변화에 뿔난 소비자와 카드사는 소송전까지 치르게 된다.

자동차나 가구 등 비싼 물건을 구매할 때 필수 카드였던 롯데카드의 'VEEX’ 카드도 있다. 전월 실적 30만 원을 채우고 15만 원 이상 결제하면 2%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핵심은 적립 한도가 없다는 점이다. 만약 200만 원 짜리 노트북을 VEEX 카드로 결제하면 200만 원의 2%인 4만점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지만 모든 레전드 카드가 그렇듯 적자 카드의 불명예를 떠안고 단종을 맞이했다.

롯데카드는 또 포인트카드 계의 레전드 카드인 '7 Unit 카드'도 출시한 바 있다. 기본 2% 적립에 전월 실적에 따라 7%까지 적립율이 오르고, 월 적립 한도가 5만 원에 이른다. 전월 이용금액이 100만 원을 넘으면 금액에 따라 3만 점까지 보너스 포인트도 주었으니, 월 최대 8만 점을 적립할 수 있다. 혁신적이거나 독특한 혜택을 담진 않았지만 소비 패턴에 맞게 꾸준히 쓰면 쏠쏠한 혜택을 챙길 수 있었다.

포인트에 이자까지 붙었던 신한카드의 '신한 S-more 카드'도 질 수 없다. 카드를 써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그 포인트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카드다. 백화점, 마트, 통신비 다양한 영역에서 최대 5% 포인트를 적립하니 적립율도 준수하다. 여기에 신한은행 포인트 전용 통장에 자동으로 적립된 포인트에 이자가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수백만원에서 1000만 원까지 모았다는 전설의 후기가 전해지고 있다.

카드에 MP3파일 기능까지 투머치(?)한 혜택을 자랑했던 국민카드의 '&D 카드'도 있다. 카드 플레이트에는 IC칩과 함께 메모리 칩이 탑재됐는데, 카드 발급 시 함께 구매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에 카드를 꼽으면 음악이 나왔다. 여기에 전월 실적 없이 패밀리레스토랑, 커피전문점 20% 적립 등 혜택도 좋아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카드 혜택을 노린 사람들이 MP3 플레이어는 구매하지 않고 카드만 발급하면서 MP3 플레이어 제작 업체가 파산하고 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카드로 인한 손해 때문에 카드사는 출시 2년 만에 단종을 결정한다.

비교적 최근까지 발급되던 '신한카드 Always On'카드도 서브카드로서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혜택 사이즈가 크지 않지만 연회비 2000원에 월 1만 원 이상 결제하면 포인트 2000점을 쌓을 수 있다. 단순 효율만 따지면 무시 못할 수준이다. 이 외 이렇다할 혜택이 없지만 딱 2000점 적립하고 다른 카드를 쓰면 쌈짓돈을 모을 수 있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수수료 환급제도 소급 적용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혜택이나 부가서비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단종됐던 일부 알짜카드들이 기존 혜택 그대로 재출시되면서 과거 아쉽게 단종됐던 혜택 좋은 카드들이 함께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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