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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최초 ‘K팝 전용관’ 개관 6개월만에 문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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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5월 개관한 ‘K팝 전용관’ 수요 감소로 제작비 감당 못해…정부 “불확실한 상품에 투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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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개관한 국내 최초 'K팝 전용관'의 개막 공연. /사진제공=이노엔터테인먼트



지난 5월 서울 명보아트홀 지하 1층 다온홀에 국내 최초로 탄생한 ‘K팝 전용관’이 개관 6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이곳은 그간 K팝과 관련된 콘서트, K팝을 활용한 에듀테인먼트(교육+엔터테인먼트), K팝 댄스 스쿨 등 다양한 형태의 무대를 준비하고 소화해왔다.

하지만 개관 2개월이 지나면서 국내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제작비와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활동을 접게 됐다.

공연을 주최하고 K팝 상설전용관을 운영해온 이노엔터테인먼트 김성환 회장은 “K팝의 위상과 활성화를 위해 끝까지 버티려고 했으나 적자 폭을 감당하지 못해 14일 문을 닫게 됐다”고 밝혔다.

K팝 전용관의 주요 수요층은 국내 학생들과 외국 관광객이었다. 개관 기념 공연으로 에듀테인먼트 형식의 콘서트 ‘청소년 공감 행복 프로젝트 드림투게더’를 준비한 것도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문화 욕구 충족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에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 수요는 번번이 실패했다. 학교 측은 전용관 측이 선보이는 ‘K팝 무대’를 놀거리로 인식해 ‘교육 효과’가 적다며 ‘넌버블 퍼포먼스’ 같이 극 형태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김 회장은 “기존 공연이 ‘에듀’적 요소가 없는 것도 아닌데, 새로운 극을 요구하니 수억 원의 제작비가 드는 현실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외국 관광객을 향한 ‘러브콜’도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다. 단체 관광객을 끌어오는 여행사는 K팝 콘서트를 단일 문화 상품으로 인식하기보다 면세점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념의 ‘덤핑’으로 해석하기 일쑤였다.

이노엔터테인먼트 측은 “면세점이 관광객을 대신해 지불하는 공연 값은 4500원 정도인데, 최소 1만 1000원을 받지 않으면 운영이 안 될 정도로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차라리 개별관광객(FIT)을 대상으로 제값 받는 게 가장 좋지만, 일개 기획사가 외국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홍보하고 마케팅 하려면 최소 1년은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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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콘텐츠 분야에 연간 1조 7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을 운영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기획·개발 단계에 있는 작품 개발 등에 지금보다 1조원 이상의 정책 금융을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최근 내놓았다.

특히 한류 방한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K팝 공연장과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구축하는 등 신한류 붐을 일으키기 위한 연관 산업도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전 세계 한국문화원에선 국내 K팝 전문 강사들을 초대해 현지 한류 팬들에게 최신 K팝 춤과 노래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케이팝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이 같은 거창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정작 K팝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과 지원이 구두선에 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서울시가 거창하게 홍보하는 K팝 공연장인 ‘아레나’ 같은 눈에 보이는 기대 효과에는 열을 올리지만, ‘작은 K팝 공연장’ 같은 일상의 가능성 있는 콘텐츠엔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 일쑤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회장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학교와 여행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넌버블 퍼포먼스 같은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지원 요청을 했지만, 돌아온 건 싸늘한 반응뿐이었다.

김 회장은 “관계자들로부터 ‘불확실한 리스크 상품’에 대해선 투자 안 한다‘는 말만 수차례 들었다”며 “정부가 K팝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손잡을 줄 알았는데, 냉혹한 현실을 보고 결국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정부의 거대한 정책과 실제 수요자(학교, 여행사)의 구체적 요구 사이의 엇박자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며 “이 사이에 낀 공연 기획자와 운영자들은 정부 지원도 못 받고, 수요자의 맞춤 서비스도 하기 힘든 어정쩡한 상태에서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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