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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앞으로 몇 년이 생존 갈림길"…비상경영 돌입한 유통공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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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지주사 인력 전진배치

롯데, 비상경영 선포하고 대대적 임원 물갈이

이마트, 외부 인재 수혈하고 파격 인사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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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이지은 기자]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급속도로 나빠진 경영 환경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중ㆍ장기 전략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도 비상경영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이마트가 자산 매각과 부실 점포 정리, 인력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긴축경영에 나선 데 이어 CJ그룹도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CJ그룹은 위기 타파의 일환으로 연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실적이 고꾸라지자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 쇄신에 나선 것.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연내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인력을 대거 구조조정할 예정이다. 440여명에 달하는 지주사 인원 상당수를 계열사로 배치해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계열사 '관리' 역할을 맡았던 지주사 인원을 전진배치해 현업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수익성 강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아직 인사 규모 등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인원이 계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CJ가 지주사의 거의 모든 팀별 인원을 계열사로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원 인사 규모 또한 최소화될 전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 경영을 꾀하려면 인건비 등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향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인력 이동 규모가 크다보니 급하게 인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이 파격적으로 인력 조정을 하는 것은 계열사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CJ대한통운 제외)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1810억원을 기록했다. 장기 소비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CJ생물자원(Feed&Care)과 CJ ENM 실적도 부진하다. CJ푸드빌은 외식 매장을 구조조정 중이다.


CJ에 앞서 유통공룡인 롯데와 이마트는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올해 실적 감소세가 예상보다 심각해진데 따른 조치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 지주ㆍ계열사 주요임원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총대를 멨지만, 사실상 신 회장의 뜻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롯데는 초비상 상황이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을 위한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6% 하락하는 등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내달 인사에서도 예상보다 큰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달 정기인사보다 한 달 앞서 파격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실상의 비상경영에 나섰다.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불렸던 이갑수 사장을 교체하는 등 임원 11명을 한꺼번에 물갈이했다.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전환을 기록하면서 위기에 놓이자, 인적쇄신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게다가 사상 처음으로 이마트 내부인이 아닌 컨설팅 업계 출신인 강희석 대표를 선임하는 초강수를 둬 조직 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비트렌드로 유통 기업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왔다"면서 "앞으로의 몇 년이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각자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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