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혁신적인 심리적 자극"…베트남 언론이 보는 '박항서 용병술'의 실체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본지와 인터뷰를 나눈 베트남 취재진. 하노이 | 이용수기자


[하노이=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박항서 감독 덕분에 베트남 국민 모두 행복해 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취재진과 대화를 통해 박항서 감독에 관한 베트남 내 반응을 확인해보니 대답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은 이달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G조 4~5차전을 연달아 홈에서 치르고 있다. 박항서호는 UAE전을 하루 앞둔 13일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때 현장을 찾은 많은 취재진 중 3명의 기자와 대화를 통해 박항서 감독에 관한 평가를 들었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감독에 선임된 박 감독은 지난 2년간 성공 신화를 계속해서 작성하고 있다. 실패한 적이 없다. 달라진 베트남 축구의 모습에 많은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박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첫 성과를 낸 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 축구 사상 첫 4강 진출을 달성했다. 게다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A대표팀을 이끌고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베트남의 국민적인 영웅으로 등극했다. 올해 초에는 아시안컵 8강 성적으로 꾸준한 성공 신화를 써내려오고 있다. 여기까지가 국내 언론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베트남 내 반응은 어떨까.

베트남 취재진은 입을 모아 박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SETV’의 탄 두 기자는 “박 감독이 오기 전 베트남 축구는 여러 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가 온 뒤로 많은 것이 변했다. 박 감독은 19세 이하(U-19)부터 성인대표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축구를 크게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풋볼 Vtv’의 응우옌 텅 기자는 “박 감독 이전 베트남 축구는 국내·외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그가 온 뒤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가 이끌어낸 건 혁신적인 심리적 자극이다. 그는 선수단을 단결시키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건 절대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의 자극 덕분에 동남아 지역에서 베트남 축구의 위상이 크게 변했다. 아마 동남아의 경쟁자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서울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박항서 감독에 관해 얘기한 베트남 현지 기자. 하노이 | 이용수기자


박 감독은 수비를 탄탄하게 다진 뒤 역습하는 전술로 많은 재미를 보고 있다. 베트남 취재진은 그의 축구 철학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징(Zing)’의 두 하이 기자는 “상대가 골을 넣기도 전 방어만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박 감독의 축구는 안정감을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처럼 아시아 대륙, 동남아 내 다른 나라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모두 박 선생의 지도 덕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응우옌 텅 기자는 “박 감독은 선수를 다루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그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단결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박 감독을 ‘베트남 축구의 구세주’라고 평가한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닌, 우리가 생각하지 않거나 무관심했던 부분을 일깨우면서 팀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다만 베트남 노동자의 평균 임금보다 높은 박 감독의 연봉 탓에 베트남 내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알려진 것과 달리 3명의 기자 모두 “베트남 노동자의 평균 임금 수준과 현실적으로 동떨어진 금액일 수 있다. 역대 베트남 축구 지도자의 연봉을 놓고 봐도 역대급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베트남 국민은 박 감독 덕분에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돈 이상의 가치를 박 감독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가 베트남 축구와 사회에 기여한 부분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그 정도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분명히 다른 사람이 해내지 못한 일을 박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에 그만한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라고 했다.
purin@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