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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국방 "한미훈련 조정 가능"…한미, 내일 SCM서 논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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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로 다음달 예정된 한미연합공중훈련 강력 비난

국방부 "한미 군당국, 비핵화·평화구축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뉴스1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 입구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2019.8.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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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15일 한미 군 당국이 갖는 안보협의회의(SCM)의 의제가 하나 더 추가된 듯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황에 놓여 있는 미측이 한미연합훈련 규모의 조정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번 SCM에선 오는 23일 종료를 앞두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최근 협상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과정 등 한미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안들이 회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처음으로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미국이 이에 반응을 보임에 따라 연합훈련 문제가 SCM 테이블에 추가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측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반공화국적대적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수 없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은 새로운 해법으로 북핵문제를 다룰 것이라던 대통령의 공식입장까지 뒤집고 기존의 타당치 않는 방식을 계속 고집하면서 조미관계개선과 적대관계청산을 가로막는 장애물만 계속 덧쌓고 있다"며 올해 진행된 '동맹19' 등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연습을 열거했다.

북한이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6년 국무위가 생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각종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매체를 통해 강도 높게 비판해왔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만큼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미 메시지의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자 미국은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에 일정 부분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을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의도로 읽힌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열린 동행기자들과의 간담회 도중 '북미 간 대화 진전을 위한 유인책으로 병력 감축이나 군사훈련 축소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외교가 필요로 한다면 훈련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확대·축소 가능성 모두를 열어두긴 했지만, 일단 '북미 간 대화가 계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반도 준비태세 유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훈련 규모를 줄이거나 유예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한미 국방장관이 얼굴을 맞대는 SCM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오후 서울에서 한미 합참의장들이 모여 열고 있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에서 이미 논의가 되고 있을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는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내년 상반기까지라도 한시적으로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는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합방위태세 확립이 필수적인 상황이라 당장 훈련의 유예 결정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군 내부에서도 연합공중훈련 계획에 대해선 아직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에서 유연한 접근법으로 북미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가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고 있다"고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신중하게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조정된 형태로 연중 균등되게 시행해왔다"며덧붙였다.

언뜻 한미 군 당국의 입장이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에스퍼 장관이 언급한 '외교적 차원의 고려'에 공감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이번 한미 군 당국간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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