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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제국 멸망이 기후변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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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아시리아 제국의 왕인 아슈르바니팔 왕의 사자 사냥 조각. 영국 박물관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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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9세기경 중동 지역을 호령하던 대제국 신(新)아시리아가 기후변화 탓에 멸망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수확량 감소가 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원전 912년경 부상한 신아시리아는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집트로 영토를 확장해가며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다. 그러나 기원전 630년경 아슈르바니왕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흔들리기 시작한 제국의 운명은 거대 도시 니네베를 빼앗긴 후에는 급격히 쇠락해 기원전 612년 완전히 몰락했다.

논문에 의하면 당시 농업에 크게 의존하던 신아시리아 제국의 성쇠는 이 일대 기후변화 패턴과 일치한다. 논문은 “약 200년 간의 많은 강수량과 그로 인한 높은 수확량이 도시의 고밀도화와 제국의 팽창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이후의 대가뭄 상황에서 지속될 수 없는 정도였다”고 적고 있다. 내전과 급격한 도시 팽창 역시 제국의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작황 감소로 인한 경제 악화가 정치 불안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라크 북부의 동굴에 있는 석순(石筍)의 산소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당시 강수량을 추정, 기원전 925년에서 기원전 550년 사이 두 개의 분명한 기후 국면을 발견했다. 기후가 훨씬 습했던 기원전 850년~기원전 740년은 신아시리아의 팽창기와 비슷하며, 반면에 대가뭄을 겪었던 기원전 675년~기원전 550년 사이는 제국이 빠르게 몰락해가는 시간과 일치한다고 논문은 기록했다.

제임스 발디니 영국 더럼대학교 지구과학 교수는 “가뭄이 제국의 붕괴에 촉매제가 됐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극심한 가뭄은 시리아 내전의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면서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 이전의 문명보다 기후변화의 도전에 더 잘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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