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유업계 위기?…편의점에서 날개 단 '가공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공유 소비량 5.6㎏→6.1㎏ 늘어

저출산에 흰우유 침체…가공유 주목

우유 시장 30% 차지하는 편의점

이색 제품으로 소비층 넓혀

헤럴드경제

지역 대표 특산물을 활용한 '국내여행 우유' 시리즈 [푸르밀 제공]서울우유 호박고구마 [서울우유협동조합 제공]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복숭아, 호박고구마, 홍시, 쑥, 쌀…. 우유와 색다른 맛의 만남이 늘고 있다. 시장이 정체한 유업계가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면서다. 가공유는 특히 ‘신제품 실험실’로도 불리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 추세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에서 지난해 27㎏까지 줄었다. 흰우유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100억원을 기점으로 감소세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공유 소비량은 5.6㎏에서 6.1㎏로 늘었다. 최근 1년간 가공유 시장은 약 6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통 강자는 바나나맛우유다.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 규모로 올해도 5%가량 신장이 예상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가공유 매출도 증가세다. 올해 1~9월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다. 푸르밀이 지난 8월 출시한 흑당밀크티는 3개월 새 250만개가 판매됐다. 재작년 선보인 바나나킥우유도 연매출 100억원대를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성이 점쳐지면서 유업계의 이색 가공유 출시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빙그레가 ‘세상에없던우유시리즈’로 연달아 선보인 오디맛·귤맛·리치피치맛·바닐라맛·호박고구마맛은 올 10월까지 130억원어치가 팔렸다. 누적 판매량은 2000만개다. 서울우유도 복숭아맛과 호박고구마맛을 추가하며 가공유 라인업을 확대했다. 푸르밀은 공격적으로 가공유 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국내여행 우유’ 시리즈로 청도 홍시우유, 여수 쑥우유, 이천 쌀우유를 내놨다.

유업계가 가공유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흰우유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의 소비 트렌드와 유통채널 변화도 가공유의 시대를 재촉하고 있다.

현재 우유 시장의 채널 점유율은 편의점이 약 30%로 가장 높다. 편의점 우유 매출에서 가공유 비중은 70~80%에 달한다. 1인가구가 늘고 SNS가 보편화되면서 편의점에서는 독특하고 새로운 제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가 생겼다. 특히 가공유 신제품에 즉각적인 반응이 따른다. 주 고객층이 주부인 마트에서는 흰우유가 꾸준히 판매되지만, 편의점은 상황이 다른 셈이다. 대형마트(할인점)가 우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편의점보다 적은 수준이다.
헤럴드경제

CU 붕어빵 우유 2종 [BGF리테일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공유 소비층도 편의점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CU의 지난달 매출을 보면 기존 10대 외에 가공유를 구매하는 20~30대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PB제품으로 ‘붕어빵 우유’를 내놓았다. 이연주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프리미엄 가공유가 색다른 음료를 찾는 2030 고객들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고객 연령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CU와 손잡고 국내여행 우유 시리즈를 선보인 푸르밀 관계자는 “편의점을 즐겨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1020 세대의 트렌드를 빨리 읽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기존에 없던 새롭고 재밌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SNS는 물론 전문조사기관 자료와 해외 사례까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kula@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