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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타고, 보트 타고, 비행기 타고… 이러다 ‘함안차사’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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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남 함안|


“함안? 거기 뭐가 있어?” 사실 기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가서 내 눈으로 본 경남 함안은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이었다. “이래도 나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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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개의 고분이 모여 있는 함안군청 근처의 말이산 고분군에는 2㎞에 걸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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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흥차사’가 아니라 ‘함안차사’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에 죄를 지은 노인을 벌하기 위해 함안으로 내려간 관리들이 노인의 딸의 미모에 반해 임무에 계속 실패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함안의 매력에 빠지면 현대판 ‘함안차사’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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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둑길의 경비행기 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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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은 은근히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다. 대부분 함안군청 근처에 있다. 이동시간이 짧아 관광지와 식당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함안군청 바로 뒤에 구릉이 보이는데 바로 말이산 고분군이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중심이었다. 아라가야는 4세기 무렵의 고대국가로 560년 즈음에 멸망했다. 함안을 중심으로 창원, 의령, 진주 일부 지역이 가야 6국 중 하나였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유적지 중 하나로 아라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총 37개의 고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말이산의 ‘말이’는 ‘(우두)머리’에서 변형된 말이다. 말이산 고분군은 202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발 40∼70m의 구릉으로 그 사이에 2km의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고분 옆으로 난 한적한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북 경주에 온 느낌도 든다. 이곳을 산책하는 주민들도 여럿 만날 수 있다. 가장 높은 지대에 오르면 시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분군 바로 옆에는 함안박물관이 있다. 규모는 작은 편으로 현재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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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국시의 멸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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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출출하다면 옛 함안역 자리 근처 옛날국시(가야읍 말산리 58-20)가 제격이다. 현지인들의 맛집으로 구수한 멸치 육수에 담긴 푸짐한 국수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함안 전체를 높은 곳에서 조망하고 싶다면 경비행기장으로 가보자. 함안에서는 국내에 몇 안 되는 경비행기 체험이 가능하다. 악양둑방에 위치한 비행장에는 다양한 색상의 경비행기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2인승으로 조종사와 함께 탄다. 약 15분간 함안 상공을 비행하며 가격은 6만5000원. 마치 비행기 조종 게임을 하듯 이착륙은 물론 비행이 부드럽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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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생태공원은 굽이 휘돌아 흐르는 남강의 저녁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노을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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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장에서 자동차로 5분이면 도착하는 악양생태공원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장소다. 남강을 끼고 있는 악양생태공원은 가을에는 핑크뮬리 명소로 알려졌지만,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남강과 노을에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서정적인 감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준다. 잔잔한 남강에 비치는 노을과 철새의 비행, 멀리 보이는 산과 평야…. 자꾸만 눈에 담고 싶은 풍경이다.

산봉우리 사이로 점점 사라지는 태양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머리처럼 보여 신비함을 더한다. 해가 사라진 뒤에는 달은 물론 금성과 목성,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만 몇 시간을 머물러도 좋을 정도다. 날이 점점 추워지니 노을과 별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모포 등을 챙기거나 따뜻한 커피나 차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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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한우식육식당의 한우 샤부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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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 뒤 으슬으슬 몸이 떨린다면? 대영한우식육식당(가야읍 충무길 63)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적소다. 이곳은 된장 국물을 기본으로 한 한우 샤부샤부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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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과 정자가 조화로운 무진정.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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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전 무진정(無盡亭)에 잠깐 들러보자. 조선 중종 때 지어졌다가 1929년 중건된 정자. 풍경 자체는 소박하지만 그 아래 조성된 인공 연못과 다리만큼은 꽤 운치가 있다. 부평초(개구리밥)가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있어 잔디처럼 보일 수도 있다. 성격 급한 사람이라면 잔디밭인 줄 알고 발을 디디다 연못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연못 중앙에 있는 섬에는 왕버들 몇 그루가 연못을 품에 안 듯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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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곡군립공원 내의 입곡저수지. 96m의 출렁다리와 무빙 보트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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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곡군립공원은 자연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저수지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1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길이 112m의 출렁다리는 인증샷 명소다. 좀 더 호젓하게 공원을 느끼고 싶다면 무빙보트가 좋다. 30분에 2만 원(4인 이하 기준)으로 저수지 위를 둥둥 떠다닐 수 있다. 보트 조종은 금방 익숙해져 초보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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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대구식당의 한우 소고기 국밥과 명태를 통째로 넣은 진이식당의 명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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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한우국밥이다. 대구식당(함안면 북촌2길 50-27)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으로 선지와 소고기를 넣어 팔팔 끓여 내놓는다. 국밥과 국수를 선택할 수 있고 선택이 어렵다면 밥과 국수 모두 섞은 짬뽕을 주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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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와 말 먹이 주기, 마차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함안군 승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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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은 체험할 수 있는 것도 많다. 그중 하나가 승마 체험이다. 함안군승마공원에서 약 10분간 말을 타보는 데 드는 비용은 성인 1만 원, 청소년 5000원. 가족과 함께 왔다면 독일에서 공수해 왔다는 클래식 마차 타기(10분 4인 기준 2만 원)를 추천한다. 말 먹이 주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함안을 떠나기 전 진이식당(가야읍 장터길 23)은 꼭 들러보자. 이곳은 집에서 만든 막걸리와 명태를 통째로 지진 명태전이 맛있다.

○ 여행정보

팁+ △함안에는 KTX 역사가 있지만 KTX가 다니진 않는다. 가까운 마산역 이용을 추천한다. △함안은 숙박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모텔이 있으나 인기가 좋아 예약이 필수다. △4월이 함안 방문에 가장 좋은 시기다. 중순에 수박축제, 초파일에는 숯가루를 태우는 낙화놀이가 열리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작은영화관에서 영화 감상을 추천한다. 최신 영화를 절반 가격에 안락한 의자에서 볼 수 있다. △함안 사람들이 주로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은 고깃집인 ‘쾌지나칭칭’에서 운영하는 바로 옆 커피숍이다.

감성+ △음악: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피아노의 청량한 음색이 악양생태공원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물론 총총한 별빛과 잘 어울린다. △영화: 패터슨(짐 자머시·2017년). 미국 소도시에 사는 한 남자의 일상 속 평범함이 함안의 매력과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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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 ★★★★★
△고분 사이 걸어 다니기 ★★★★★
△숨어 있는 맛집 찾아다니기 ★★★★★
△연인과 손잡고 다니기 ★★★★
△소도시의 매력 탐구하기 ★★★★

함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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