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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꿩요리 먹어봤나요...토박이 추천 가을여행 명소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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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둘레길 가을 만끽/다양한 꿩요리 오감만족/울산대교 전망대 오르면 푸른바다·산업단지 조화/물가·숲속 천천히 걸으며 광주 호수생태원서 힐링/역사 탐방지 좋아한다면 의성 금성산 고분군 강추/한국관광공사 선정 토박이 추천 관광명소

여행자들이 길을 떠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회사 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고 배낭을 메고 훌쩍 나 홀로 집을 나선다. 이들에게는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고요한 힐링의 공간이 필요하다.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친구, 가족, 연인과 추억을 남기려 풍광이 좋은 관광지를 선택한다. 식도락가들은 계절별 제철 식재료를 꼼꼼하게 메모해놓은 뒤 때를 놓치지 않고 맛의 고장을 찾아 미식탐험을 떠난다.

이런 여행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 한곳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 온 토박이들이다.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이나 힐링과 휴식의 명소, 현재와 과거를 잇는 시간여행지까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도 실패할 확률은 적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토박이 추천 여행지가 대표적이다. 서둘러 오고 가는 가을은 그 짧은 시간마저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다. 11월. 가을의 끝자락을 놓치지 말고 길을 나서자.

세계일보

충주호 종댕이길


#꿩 요리 즐기는 충주 미식여행

충주 여행의 백미는 충주호로 종댕이길은 필수 코스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정자, 조망대에서 충주호 풍경을 즐기며 최대한 천천히 걸어야 제 맛을 알게 된다. 3개 코스로 이뤄졌는데 마즈막재주차장에서 출발해 심항산둘레길을 따라 원점으로 돌아오는 2코스(8.3㎞)를 많이 찾는다. 심항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충주호는 잊을 수 없는 가을 풍경을 선사한다.

충주 여행에서 꿩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보통 코스 요리를 즐긴다. 꿩 뼈로 우려 낸 국물에 꿩고기를 데쳐 먹는 샤부샤부, 육회, 탕수, 튀김, 불고기, 만두 등 맛의 신세계가 펼쳐져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꿩 한 마리로 이처럼 다양한 요리로 맛을 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요리마다 다른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샤부샤부와 육회는 가슴살, 불고기는 다리, 튀김은 다리와 날개를 쓰고 탕수와 만두는 나머지 부위를 다져서 만든다. 누린내가 없기 때문에 어떤 요리를 즐겨도 미식가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세계일보

광주호 호수생태원


#힐링 명소 광주호 호수생태원

생태 연못, 습지 보전 지역, 호수 전망대, 메타세쿼이아길, 버드나무 군락. 광주광역시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숲속과 호숫가를 한가롭게 거닐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당일치기 가족 여행지로도 인기다.

사계절이 아름답다. 봄이면 진달래와 개나리가 호수를 화사하게 꾸미고 여름에는 탐스러운 수국이 핀다. 초가을에는 붉은 꽃무릇과 새하얀 구절초 군락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지난해 4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자연 명소로 공식 인증된 이곳은 물결이 잔잔한 호숫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됐다. 버들길, 풀피리길, 별뫼길, 가물치길, 돌밑길, 노을길이 5㎞가량 이어지는데 모두 돌아보려면 2시간 30분~3시간 정도 걸린다. 11월 말까지 9개 지점에서 모두 스탬프를 찍는 투어를 하면 기념품도 받는다.

세계일보

광주호 호수생태원 메타세쿼이아길과 구절초 단지


충효동 왕버들군(천연기념물 539호)에서 출발한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 맞은편에 10m 높이의 거대한 왕버들 세 그루가 위용을 자랑하는데 수령이 400년을 넘었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를 모은 판문점 도보다리를 재현한 시설을 지나 습지 위로 놓인 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면 9남매 왕버들을 마주한다. 한 뿌리에서 9개 가지가 뻗어 나왔는데 충효동 왕버들군의 자손이란다. 이곳 벤치에 앉아보자. 호수를 바라보며 나만의 호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메타세쿼이아길과 구절초 단지. 가을바람을 만끽하며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올라간 메타세쿼이아길을 아주 천천히 걷다 보면 가슴을 짓누르던 스트레스는 어느새 날아간다. 길 한쪽에는 새하얀 구절초 군락이 아름다운 풍경화를 선물한다.

지척의 담양도 강추다. 조선 중기 대표 정원 소쇄원이 있어서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대봉대, 제월당, 광풍각 등의 조화가 빼어나다. 조선시대 별서 정원으로 호남의 누정 문화를 보여주는 환벽당도 이곳에 있다.

세계일보

금성산 고분군과 핑크뮬리


#과거와 현재의 공존 금성산 고분군

역사탐방을 좋아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 중 하나가 경북 의성군의 금성산 고분군이다. 드넓은 초원에 봉긋 올라온 고분군은 삼한 시대 부족국가 중 하나로 서기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까지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조문국(召文國)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의성의 명산인 금성산 아래 고분이 흩어져 있는데 조문국고분전시관에서 장례 문화를 엿보고, 의성조문국박물관에서 찬란히 꽃피운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인근의 제오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에는 중생대 공룡 발자국 화석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또 탑리리 5층석탑은 전탑 양식과 목조건축 기법을 동시에 보여준다. 빙계리 얼음골은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곳인데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빙혈과 풍혈이 인기다. 빙계서원에서는 고즈넉한 가을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세계일보

울산대교 전망대


#국가정원을 즐기는 울산대교

울산 하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단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순천만에 이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태화강, 동해, 대왕암공원, 간절곶 등 자연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이다. 이런 울산의 풍광을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는 곳이 2015년 개통된 울산대교전망대. 포장된 넓은 길과 숲속 길을 따라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숲속 길에는 편백 숲이 조성돼 동네 주민들이 산책하며 삼림욕을 즐기는 곳이다.

세계일보

울산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도 가깝다. 동해로 돌출한 공원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공원 입구부터 수령 100년이 넘은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만들었는데 걷다 보면 울산 울기등대 옛 등탑과 촛대 모양의 새 등탑을 만난다. 바다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대왕암에는 신라 문무왕 비의 전설이 내려온다. 왕비가 문무왕의 뒤를 이어 호국룡이 돼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위 아래 묻혔다고 한다.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동해안 일출명소이기도 하다. 울산대교를 건너면 도착하는 우리나라 대표 고래잡이 마을 장생포고래문화마을에도 볼거리가 많다. 고래 해체장, 고래 착유장, 주택, 상점을 옛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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