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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日, 우리 막내 때렸어? 오늘 형들이 혼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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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에이스 듀오 양현종-김광현, 17일 日 격파 선봉

도쿄돔=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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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 복수는 우리가 한다' 17일 일본과 프리미어12 결승전에 선발 출격하는 양현종(왼쪽)과 불펜에서 대기하는 김광현.(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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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흠씬 두들겨 맞았다. 물론 아픔 만큼 성숙해지는 과정이지만 이젠 형들이 나설 차례다. 숙적 일본을 상대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듀오가 출격한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4년 전 초대 챔피언에 오른 한국의 대회 2연패 도전이다.

전날은 몸풀기였다. 한국은 16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8 대 10으로 졌다. 하지만 결승전을 대비해 주전들을 선발에서 대거 제외한 경기였다. 베스트 멤버 못지 않은 백업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사실 한국은 최대 목표였던 내년 올림픽 직행 티켓을 확보한 상황에서 일본과 경기에 전력을 다하진 않았다. 어차피 17일 결승에서도 맞붙는 만큼 그동안 피로가 쌓인 주전들에게 그나마 휴식을 주고, 출전하지 못했던 슈퍼 백업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다만 16일 선발 등판한 20살 막내인 좌완 이승호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승리를 따내기보다는 국제대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깜짝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 만에 8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이날 경기 전 두 좌완은 10살 어린 후배의 선전을 기원했다. 양현종은 "같은 선발이라 승호에게 볼 배합 등 조언을 했는데 무척 잘 받아들였다"면서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도 "그동안 현종이와 나 이외에 국제용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승호가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하지만 이승호는 선배들의 바람에도 씁쓸한 패전을 안았다. 결승전은 다르다. 대한민국 최고의 88년생 동갑내기 좌완 듀오가 막내의 복수를 위해 나선다. 대신 일본을 상대로 혼찌검을 내주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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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복수해주세요' 16일 오후 일본 도쿄 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최종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3회말 이승호가 조기강판되고 있다.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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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로 출격한다. 올해 KBO 리그에서 16승(8패)에 쟁쟁한 외인들을 제치고 평균자책점(ERA) 타이틀(2.29)을 차지한 최고 투수다.

여기에 일본 킬러로 국제대회에서 맹위를 떨친 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도 대기한다. 양현종이 길게 던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김광현도 든든하게 뒤에서 받칠 각오다. 김광현도 올 시즌 17승6패 ERA 2.51로 맹활약했다.

당초 양현종은 16일 일본전 선발로 낙점됐다. 만약 한국이 15일 멕시코와 슈퍼라운드 3차전에서 지면 일본전에 최후의 카드로 쓰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멕시코를 누르고 올림픽 직행을 확정하면서 하루 더 쉴 수 있게 됐다.

양현종은 16일 일본과 경기를 앞두고 훈련 뒤 11일 미국전 이후 하루 더 휴식을 취해 6일 만에 등판하는 일정에 대해 "하루의 차이는 크다"면서 "가장 이상적인 로테이션에 던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체력적인 부담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할 예정이다. 양현종은 "이제 올해의 마지막 경기"라면서 "광현이를 비롯해 다른 투수들도 있으니 완급 조절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초구부터 매이닝 전력 투구를 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양현종은 이번 대회 2경기 2승 ERA 0.77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광현은 "결승전이 중요하다"면서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더군다나 김광현은 지난 12일 대만과 2차전의 아쉬움도 털어야 한다. 당시 김광현은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3실점하면서 0 대 7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광현은 "나쁜 기억은 빨리 잊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고 해야 할까"라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결승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 감독은 16일 일본전 뒤 "내일은 우리 좋은 투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타자들과 힘을 합쳐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막내를 울린 일본에 설욕을 다짐하는 10살 위의 형들. 양현종과 김광현의 복수혈전이 일본을 상대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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