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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플레,성장둔화 '2중고'에…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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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 발표… 인플레 경계심 고조···'온건한 통화정책' 강조 경기하방 압력에··· '통화공급 총벨브 잘 조일것' 문구 삭제 '단기적 하방 압력에 적절히 대응' 문구 삽입…'미세조정' 강조 11월 두 차례 MLF, 오는 20일 대출금리 인하 예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온건한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단기적 경기 하방 압력엔 적절히 대응할 것임도 강조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으로 중국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진 반면,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인플레 압박이 커지면서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인플레 경계심 고조···'온건한 통화정책' 강조

인민은행은 16일 발표한 3분기 중국 통화정책 집행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고물가 구조적 특징이 뚜렷해 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0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 8년래 최고치까지 올랐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억제선인 3%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올 들어 식품 가격,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렸다. 1~10월까지 중국 식품가격이 7.4% 올랐으며,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29.7% 치솟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돼지공급량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이는 소고기(10.2%), 양고기(11.7%) 가격의 동반 상승까지 초래했다.

인플레 압박이 커진 가운데서도 보고서는 홍수처럼 돈을 대거 풀지는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온건한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고도 전했다. 다만 앞서 1, 2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 언급됐던 '통화공급 총벨브를 잘 조일 것'이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대신 '경제 단기적 하방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가 새로 삽입됐다.

◆ 경기하방 압력에··· '통화공급 총벨브 잘 조일것' 문구 삭제

보고서는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역주기조절 정책(逆周期调节) 대응을 강화해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성장과 물가 흐름에 따라 통화정책에 적절히 미세조정을 가하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인플레 압박 속에서도 인민은행은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깜짝' 동원해 시중에 2000억 위안(약 33조원)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MLF로 유동성 4000억 위안을 공급한 지 열흘 만이다. 이날 MLF 입찰금리는 열흘 전과 같은 3.25%로 유지했다. 인민은행은 앞서 5일 MLF 금리를 0.05% 포인트 낮춰 3년 만에 인하한 바 있다.

MLF 금리는 중국에서 실질적인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와 연동된다. MLF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권 LPR도 낮아져 시중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인민은행이 발표되는 LPR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 인플레, 성장둔화 2중고···인민은행 '딜레마'

이는 그만큼 중국이 심각한 경기 하방 압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외부 불확실성, 불안정 요소가 늘면서 중국 국내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생산·투자에 점차 신중해지면서 제조업·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외부수요 약화로 수출도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로, 분기별로는 2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넉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하락하며 2016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 확산 속에 시장엔 내년 성장률은 6%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인민은행으로서는 인플레와 성장둔화 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통화정책 고삐를 풀기도 조이기도 조심스러운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15일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이는 정책결정자로 하여금 단기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부담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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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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