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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선한 산소' 15분에 5천원···대기오염 최악 도시 신종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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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일 스모그가 가린 인도 수도 뉴델리의 상징물 인디아게이트. 인디아게이트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했지만, 형체가 흐릿하다. [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에 산소 카페가 등장했다. '가스실'로 불릴 정도로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뉴델리의 대처법으로 보인다.

17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뉴델리 시내 대형 쇼핑몰에 정화된 산소를 판매하는 카페 '옥시 퓨어'가 등장했다.

이 카페에서는 약 299루피(약 4900원)를 내면 15분간 신선한 산소를 마실 수 있다. 고객은 코에 튜브를 연결해 산소를 마신다. 산소에는 라벤더 등 향을 첨가한다. 향은 모두 7종류로 향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난다. 또 고객이 휴대할 수 있도록 캔에 산소를 담아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카페를 연 아리아비르 쿠마르에 따르면 카페에는 매일 30~40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쿠마르는 "정화된 산소가 피로 해소, 수면 장애 등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반응이 뜨겁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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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의 산소 카페에서 산소를 마시는 고객. [로이터=연합뉴스]


산소 카페는 이미 캐나다·프랑스 등에서 영업 중이다. 뉴델리에도 2015년에 이와 비슷한 산소 카페가 등장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곧 폐업했다.

하지만 겨울마다 대기오염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시 산소 카페가 등장하는 추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산소 테라피'가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은 짧은 순간 고농축 산소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별 효과가 없으며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고객들 반응도 다양하다. 카페를 찾은 한 손님은 "코 안으로 좋은 공기가 들어오니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대기 질이 이미 국제 안전 기준을 수없이 넘어선 상황에서 15분간 산소를 마시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반응이다. 이들은 대기질을 높일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산소 카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뉴델리는 낡은 경유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난방·취사용 폐자재 소각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져 대기가 크게 나빠지고 있다. 특히 추수가 끝난 뒤부터 11월 중·하순 파종기 전까지 논밭을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해 겨울 공기 질은 최악의 수준에 이른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 비주얼(Air Visual)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도의 초미세먼지 오염도 분석에서 뉴델리의 대기질이 조사대상 62개 수도 가운데 가장 나빴다. 뉴델리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13.5㎍/㎥였다. 또 지난 3일 뉴델리 곳곳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00㎍/㎥를 넘나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기준인 25㎍/㎥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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