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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조남주 작가 "'82년생 김지영' 리뷰에 여자 아이돌만 공격 당해" 성차별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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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작가 조남주(가운데)가 1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화제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를 집필한 조남주 작가가 “남자 아이돌이 이 책을 읽었다고 했을 때는 공격을 받지 않았다”며 ”왜 그런 건가”라고 되물었다.

조 작가는 1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현지 독자들을 만나 “여자 아이돌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했더니 악플이 달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남자 아이돌을 뮤지션이나 아이돌로 보고 좋아한다면, 여자 아이돌은 인형 같이 본다”며 “대중은 (여자 아이돌을) 선택하고 평가한다고 생각하지 (여자 아이돌이) 선택하고 의사 표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이 내가 책을 쓰게 만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어리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자기만의 가치관을 주장하고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것이 아닐까”라며 현실 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뿌리깊은 여성차별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조 작가는 또 ”아이돌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언어에 대해 신뢰를 덜 하고 무게를 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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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한국 드라마에서 남녀 차별 문제가 많이 눈에 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서 조 작가는 “젠더 감수성이 많이 변했고 드라마에도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나도 예전에 썼던 소설을 다시 보면 ’내가 이런 표현을 썼다니’ 하고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만큼 사람들의 가치관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나도 거기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82년생 김지영이 소설답느냐, 아니냐는 말이 있었지만 ‘무엇을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지 ’이 책이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소설은 유연한 장르가 아닐까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했다.

더불어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며 거기에 기록되지 못한 이들을 기록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며 “목소리를 갖지 않은 사람들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자신의 문학관을 설명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9월 중국에서 출간됐으며, 현지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 2016년 10월 처음 출간된 이 소설은 한국 사회에서 평범한 여성이 겪는 각종 성차별에 대한 진솔한 시각을 담아 내 페미니즘 도서로 지난해 11월 판매고가 100만에 이른 베스트셀러가 됐다.

10년 동안 MBC ’PD수첩’ 등 간판 시사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로 일하다 육아 문제로 경력 단절이 된 조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해 12월8일 일본에서 출간된 뒤 이틀 만에 아마존 재팬 아시아 문학 부문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영화화돼 3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내년 2월 미국에서 영어 번역본 출판도 앞두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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