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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펭' 펭수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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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나간 펭수, tbs 출연한 유산슬... 방송사 경계 무너지며 재미 배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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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MBC 표준FM <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 >는 펭수를 초대손님으로 섭외해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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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계에선 흥미로운 현상이 목격된다. 방송국 간 보이지 않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EBS가 탄생시킨 인기 캐릭터 펭수가 연이어 지상파 라디오와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가 하면, 반대로 지상파(MBC)가 만든 신인가수(?) 유산슬(유재석)은 tbs 교통방송에 깜짝 등장했다.

연예인의 여러 방송국 출연은 흔한 일이지만 특정 방송사에서 만든 캐릭터를 그대로 다른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는 건 과거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색다른 변화라는 점에서 흥미를 선사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펭귄이 바로 'EBS 연습생' 펭수다. 펭수의 서식처는 EBS <자이언트 TV 펭>이지만, 요샌 이곳을 벗어나 의외의 장소에서 목격되고 있다.

펭수는 지난 10월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을 시작으로 MBC 표준 FM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 등 지상파 라디오에 등장하는가 하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SBS <정글의 법칙> 등 TV 예능에 연이어 출연하고 있다. 기세를 몰아 오는 16일엔 종편 JTBC <아는 형님>에도 나오는 등 웬만한 예능인 이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체되어가던 EBS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탄생한 펭수는 입소문을 타고 유튜브 속 스타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방송국의 문을 하나 둘 두드리며 어느새 방송가 '섭외 1순위 예능인' 대접까지 받기에 이른다.

MBC 유산슬, 신곡 홍보 위해 tbs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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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은 tbs FM 인기 프로그램 < 9595쇼 > 깜짝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청취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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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tbs 인기 프로그램 < 9595쇼 > 청취자들은 그의 갑작스런 출연에 깜짝 놀랐다. 주인공은 유재석, 아니 신인 트로트가수 유산슬이다. 잘 알려진 대로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를 통해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로 다시 태어난 유재석은 정식 음원 발표 전부터 남녀노소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 9595쇼 > 깜짝 등장은 사실 <놀면 뭐하니?> 촬영과 관련되어 있었다. 신곡 홍보를 위해 매니저와 함께 방송국을 찾아 PD에게 인사하는 가요계 관행대로 유산슬 역시 같은 목적으로 tbs를 방문했다. 유산슬은 "홍보 하러 온 건 줄 알았다. 방송 출연까지 해야 하는 건 전혀 몰랐다"면서 TV에서와 마찬가지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서울지하철 합정역장과의 전화 연결을 비롯해서 진행자 박희진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합정역 5번 출구'를 열창하는 등 유산슬은 신인가수(?) 답게 열정적으로 홍보에 임했다.

과거 1990~2000년대 까지만 해도 방송에서 타 채널 및 프로그램 제목을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그나마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각종 예능에서 K본부(KBS), M본부(MBC), S본부(SBS)식의 은유적 언급이 통용되면서 다소 완화된 정도였다. 제작진 입장에선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인 데다 나름의 자존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다보니 빚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선 과거 암묵적인 규칙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케이블 tvN <호텔 델루나> 주요 출연진들이 KBS <해피투게더 4>에 나오고 종편 JTBC <스카이캐슬> 주연 배우들은 tvN <삼시세끼>를 찍으며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식의 내용은 이제 흔한 사례에 속한다.

경계가 무너지자 재미는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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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펭수는 SBS < 정글의 법칙 > 나레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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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BS 펭수는 방송사간의 경계선을 아예 뛰어 넘었다. 엄연히 EBS라는 타 회사 소속이기에, 펭수가 연이은 타사 예능 출연을 통해 '방송국 대통합'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EBS 및 타사 제작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다. 펭수는 기존 EBS가 지닌 교양 혹은 어린이 대상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였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인기를 얻은데 힘입어 이번엔 기존 TV 및 라디오 매체 등장으로 자사가 만든 콘텐츠에 더 큰 힘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대중에 대한 인지도, 친밀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다.

타사 제작진 입장에서도 떠오르는 대세 스타를 발빠르게 섭외해 프로그램 화제성을 키울 수 있기에 환영할 만하다. 또한 해당 프로 시청자들 역시 신선한 재미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에 일석이조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최근 방송사간 경계 철폐는 기존 TV, 라디오 매체 종사자들이 지닌 위기감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뿐 아니라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 외국 OTT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올드미디어' TV와 라디오는 갈수록 시청자, 청취자를 이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지금 현상은 정체되어 있던 방송 매체에 활력이 되어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타사간 적극적인 콘텐츠 제휴 등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의 협업으로 이어진다면, 현재의 단발성 출연이 주는 재미 이상의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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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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