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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기득권 버린 두 정치인, 여의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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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김세연, 총선 불출마 선언

민주당 86세대 간판 임 전 실장

“제도권 정치 떠나 통일운동 매진”

한국당 개혁소장파 상징 김 의원

“당 수명 다해… 다 같이 물러나야”

여야 인적쇄신 넘어 세대교체 주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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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3선인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잇따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현 정부 핵심 실세이자 진보진영 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보수진영 내 개혁성향 소장파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철희·표창원 민주당 의원이나 유민봉 한국당 의원 등 초선급의 불출마 선언이 인적 쇄신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면, 무게감이 있는 두 중견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은 좀 더 근본적인 세대교체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자산이 상당한 두 인사의 ‘파격적인 내려놓기’가 주는 참신함에 여론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향후 여야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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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국회의장 출신 6선의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지키고 있는 서울 종로구 출마에 도전할 뜻을 비쳐왔지만, 정 의원이 이번에도 출마 의사를 보여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종로 출마 의사가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새롭게 조성된 남북관계 국면이 교착되고 후퇴하는 걸 보면서, 본인이 작은 영역에서라도 활동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도 페이스북에 “제겐 꿈이자 소명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고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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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김세연 한국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도 높은 자기반성과 당을 향한 뼈아픈 비판도 함께 내놓았다. 김 의원은 “화석화돼버린 정파 간 극단적 대립 구조 속에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혐오증에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며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고,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밝혔다.

그는 “당을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며 창조적 파괴론도 내놓았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고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제안했다. 이어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내부에선 두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두 정치인의 ‘내려놓기’가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86세대는 지난 16~17대 총선에서 ‘배려받아’ 당에 들어와 당선됐다. 이제는 ‘배려를 해야 하는’ 세대가 됐다”고 말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답보 상태의 통합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보수통합을 추진하는 연장선상에서 당의 판을 아예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한국당의 틀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만큼 당 지도부를 포함해 각자 거취를 되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미나 서영지 김원철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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