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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보수통합 논의·새 개혁보수 세력 출현 당내 압박 태풍?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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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세연 불출마 의미·전망/ 황 대표·당 사무처도 미처 파악 못해 / 여의도연구원장 중요 보직… 파장 클 듯 / 당내 “중진급 교체 목소리 힘 받을 것 ” / 당 해체 주장은 지도부에 큰 충격파 유승민 거론… / 변혁과 연결지어 비판도 / 황 “변화 위한 새 출발점”… 퇴진론엔 “…”

세계일보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세연(47·사진) 의원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보수진영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 총선을 불과 5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 추진 모두 지지부진한 한국당이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중진 의원들의 거취 압박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역사의 민폐, 좀비”… 보수통합 목소리 커질 듯

한국당 중진 중 개혁 성향이 강한 김 의원의 이날 불출마 선언은 황교안 대표는 물론 당 사무처에서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국회에서 36세 나이로 무소속 출마해 정계에 입문한 그는 당내 대표적인 개혁·소장파로 평가된다.

특히 황 대표는 지난 2월 당대표 취임 직후 복당파 비주류인 그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전격 기용하기도 했다. 당 정책 개발을 담당하는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앞선 지난 6일 초선 유민봉 의원, 15일 재선 김성찬 의원의 불출마보다 당내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특히 선언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은 이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확신해 말씀드린다”면서 “비슷한 인식을 갖고 비슷한 정도의 우려를 나눠온 분들이 일부 있다”며 추가 불출마 선언이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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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스1


한국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당내에서 중진급을 비롯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며 “용퇴론에 휘말리지도 않은 그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한국당 해체를 주장한 것은 지도부에도 큰 충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이 한국당 해체와 의원 총사퇴 등 대대적인 혁신을 주장하면서 보수통합 논의나 새로운 개혁보수 세력 출현에 대한 당내 압박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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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불출마를 고심 중인 여야 의원들이 속출하면서 물갈이 기류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국회 파행이 거듭되며 텅 빈 지난 6월 본회의장 전경. 뉴시스


김 의원은 선언문에서 한국당을 “역사의 민폐”, “좀비”라고 언급하며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강한 수위로 비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당이란 낡은 집을 허물고 새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새집을 짓자는 취지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최근 강조해오고 있는 주장과 같은 취지다.

◆탈당 이력 거론하며 당내 비판 목소리도

한국당 일각에선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문에 유 의원이 등장하는 점을 들며 유 의원 측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 연결지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의원은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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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선언문에서 유 의원이 옛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친박(친박근혜)계의 공격을 받을 때를 언급하며 “비겁했다. 그때 과감하게 맞서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과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에 대해선 “제대로 된 보수정당을 건설하기 위하여 그야말로 전심전력, 총력을 다해 일했다”며 한국당에 대한 혹평과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 의원은 한국당 해체 주장이 변혁과 관련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합이 바깥 환경으로 존재하지만, 오늘 판단을 하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얘기한 부분에 관해서는 잘 검토해서 우리 당의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이 황 대표 등 지도부 퇴진까지 요구한 데 대해서는 별다른 대답 없이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부산 금정에서 5선을 한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18대 총선 때 부친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곧이어 한나라당에 입당해 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돼 3선을 했다.

장혜진·곽은산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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