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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수백억 절감? '35도→16도' 소주 도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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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편집자주] '서민술' 소주가 위기에 빠졌다. 판매량이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회식 문화가 사라지거나 변하면서다. 서민들의 고달픔을 달래왔던 소주가 '순한' 변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젊은층을 잡기 위해 16.9도까지 순해진 소주들의 뜨거운 전쟁을 들여다본다.

[위기의 소주…'순한 변신]"먹고 죽자"→"즐기자" 음주문화 변화…'원가 절감' 꼼수 지적도

머니투데이

/사진=좋은데이(무학), 진로(하이트진로)


'35도→30도→25도→20도→16도까지'

독하고 쓴 소주가 부드럽고 순해졌다. 1924년 국내 최초 주류회사인 진로가 출시한 소주 진로의 도수는 35도였다. 이는 1965년 30도, 1973년엔 25도까지 낮아졌다. 정부가 당시 식량난을 이유로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해, 알코올을 물에 희석하는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탄생했다.

25도의 벽은 1998년 참이슬이 23도를 출시하며 깨졌다. 2006년 처음처럼이 20도까지 도수를 낮췄다. 이후 경쟁적으로 소주 업계 1,2위 브랜드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도수를 낮추기 시작했다.

지금은 16도가 대세가 됐다. 가장 먼저 16도 순한 소주 시장을 개척한 건 무학의 '좋은데이'였다. 이후 대선주조의 '대선', 금복주의 '맛있는 참' 등 지방에서 16.9도 바람이 불었다.

이 바람은 서울에서 더 강해졌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제품 '진로'는 참이슬(17도)보다 낮은 16.9도로 출시됐다. 젊은 층의 호기심을 끄는 뉴트로 콘셉트와 '부드러운 술'의 이미지가 통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에 맞서 롯데주류도 주력제품인 처음처럼도 17도에서 16.9도로 도수를 내려 다음 달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도수가 낮아지는 이유는 과거 음주 문화가 "먹고 죽자"였다면, 현재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잔 가볍게 즐기자"는 문화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도수가 높고 강한 술에서 부드럽게 한잔 할 수 있는 순한 술로 수요도 옮겨가고 있다. 여성 음주율이 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여성 월간 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이 51.2%로 역대 가장 높았다.

주류업계에서 당분간 소수점 도수 낮추기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방에선 이미 15도대 소주까지 나왔다. 무학 '좋은데이 1929' 알코올 도수는 15.9도다.

도수가 낮아지면서 일각에선 제조사의 '원가 절감'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酒精) 대비 물의 양이 점차 늘어나면서 원가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수는 낮아지는데 소주 값이 떨어지지 않자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통상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값 0.6원을 아낄 수 있다. 이렇게 아끼는 비용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물론 어느 정도 원가절감으로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단순히 물을 더 많이 타기만 한다면 소비자들이 금세 외면하고 말 것"이라며 "도수를 낮추는 대신 더 부드러우면서도 맛있는 술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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