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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통령 물러나니 지지자가 거리로…'혼란' 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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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15일에만 보안군 총격에 9명 사망
모랄레스 지지자 시위로 '식량난'
유엔도 우려 표시 "양측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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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군인은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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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논란 끝에 대통령이 물러난 볼리비아가 여전히 혼란한 상황이다. 이번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섰으며, 보안군의 총격에 의해 이들 중 최소 9명이 사망했다. 임시대통령이 있지만 아직 혼란한 상황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고, 유엔(국제연합)까지 우려를 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날 볼리비아 행정수도인 라파스에서 사람들이 식료품점, 주유소 등에 길게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의 한 시민은 "생필품도 연료도 구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라파스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막았기 때문이다.

헌법까지 고쳐가며 지난달 20일 선거에서 4선에 성공한 첫 원주민 대통령 모랄레스는, 부정선거 논란이 일며 대선불복 시위가 거세지자 이달 10일 백기를 들었다. 12일 멕시코로 망명한 뒤 볼리비아는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대통령을 맡았지만, 혼란은 수습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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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사기 위해 줄서있는 볼리비아 라파스 주민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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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 대통령의 사임 이후 주요 지지층인 코카(코카인의 주 원료) 재배농부들이 반발하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정치 입문 전 코카 재배농부였고, 지난 2009년에는 새 헌법을 통해 코카 재배를 합법화한 바 있다.

코차밤바 인근 차파레 지역의 이들 코카 농부들은 그가 망명한 12일부터 거리로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에만 보안군과 지지자들이 충돌하며 시민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보안군의 총격이 원인으로 전해진다. 다만 로이터는 지지자 일부는 직접 제작한 바주카포, 총, 수류탄으로 보안군과 맞섰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에 있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7일 트위터에서 "전시 상황을 위해 만든 규정을 함부로 쓴다"며 보안군의 총격을 맹비난했지만, 이는 한쪽만의 판단은 아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6일 볼리비아가 불필요하고 불균형한 공권력 사용으로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유엔에서 볼리비아에 파견된 장 아르노 특사는 17일 "폭력과 식량부족 문제 등에 대해 임시대통령과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아녜스가 18일까지 물러나고 90일 안에 대선을 치를 것을 요구한다. 아녜스 임시대통령은 이미 조기 대선을 약속했지만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임시정부는 시위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식량 부족을 겪는 라파스에 비행기로 육류를 공급했으며 다른 지역에도 이같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모랄레스를 지지 지역의 지도자들은 18일 총파업을 촉구하고 있다.

미주지역 국가들의 단체(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정선거 국면이 시작된 이후 볼리비아에서는 시위와 관련해 최소 23명이 죽고 700명 넘게 다쳤다. 유엔은 이 기간 600명 넘는 사람이 구금됐으며, 이중 상당수는 최근 며칠 사이에 잡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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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라파스 인근 엘 알토에서 길을 막고 시위를 벌이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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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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