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총선서 평가 못 받으면 물러날 것" 속타는 황교안, 용퇴론 회피

댓글 9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당 인적쇄신 소용돌이/ “대통령과 위기 극복 회담 제의”/ 되레 용퇴론 돌파 對與 공세 고삐/ 지도부·중진들은 입장표명 없어/ 영남권선 “김세연, 과격한 주장”

세계일보

18일 자유한국당 내에서 지도부 용퇴론과 중진들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재분출하고 있다. 개혁성향의 40대 3선 김세연 의원이 전날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인적 쇄신의 불씨를 세게 댕겼지만, 황교안 대표와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은 여전히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당 지도부부터 기득권을 포기하고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당 내 “지도부 ‘험지 출마’ 등 솔선수범해야”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도 우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도부를 향해 제기되는 용퇴론을 사실상 거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또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을 논의하기 위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한다”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이는 용퇴론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공식적으로 사전에도 사후에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2019글로벌리더스포럼에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다음달 임기가 종료되는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퇴를 포함한 당의 전면 쇄신을 촉구한 김 의원의 요구에 “(패스트트랙 저지) 역사적 책무를 다한다면 어떤 것에도 연연해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로 평가된다.

지도부 용퇴론은 전날 김세연 의원이 “두 분(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향해 “두 분이 당 차원의 큰 결단에 앞장서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이들의 불출마를 재차 촉구했다.

세계일보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역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최고위 공개 모두발언에서 원외인 정미경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인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만이 인적쇄신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의원은 “황 대표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에 대해 조금이라도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험지 출마 선언이라도 했어야 했다”며 “오늘 발언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의원은 “총선에서 참패하면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 당연한 얘기를 뭔가 자기가 내려놓는 듯이 말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여의도연구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미디어특위와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전반기 미디어정책평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중진들, “김세연 과격한 주장”

인적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공개적인 입장표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김세연 의원의 ‘충정’은 이해한다면서도 그가 주장한 ‘총사퇴’나 불출마 요구에는 “현실성과 대안이 없는 과격한 주장”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김 의원이 한 일은 함께 먹던 우물에 침을 뱉은 것”이라며 “정말 힘들게 당을 되살렸는데 ‘좀비’ 이야기를 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3선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세연 의원이 제기한 쇄신요구에서 저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이미 지역구를 내놓은 상태지만 더 험지로 가라고 하면 험지로 가고, 중진들 다 물러나라고 하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4선인 주호영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대 공천에서 ‘친박’이네 ‘진박’이네 하던 상황과 그 이후 탄핵 직전 상황 등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던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그 이후 자당 출신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된 뒤 3년 연속 큰 선거에서 대패했지만 자정·혁신운동이 없었다. 앞으로 불출마 선언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진·곽은산·박현준 기자 jangh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