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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마존 숲, 1년 새 ‘서울의 16배’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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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62㎢, 10년 만에 ‘최대’

산불 늘고 정부 개발 장려

“복구 어려운 상황에 근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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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최근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들어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마존 개발’을 적극 장려하면서 열대우림 파괴가 심해졌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와중에 이를 증명하는 데이터가 또 나온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환경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9762㎢에 달했다. 서울 면적(605㎢)의 16배가 넘는다. 이전 기간(2017년 8월∼2018년 7월) 파괴 면적 7536㎢보다 29.5% 증가한 것으로,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립우주연구소가 파괴 면적을 관측한 1988년 이후 파괴 면적 증가율은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앞서 지난 8월 ‘브라질 환경·재생가능 천연자원 연구소’는 올해 1~8월 발생한 산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고 발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파괴가 급증하고 있다는 학계의 보고와 언론 보도에 대해 “거짓말” “과장보도”라고 반박했으나 INPE의 이번 발표로 또다시 비판에 직면했다.

브라질 사회환경연구소의 아드리아나 라모스 소장은 “대통령이 환경범죄를 옹호하고 불법을 조장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환경조사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국제관계에서 환경이 중요한 시대에 브라질은 스스로 별 볼일 없는 나라가 되고 있다”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불법 벌목을 봐줘야 한다는 것은 미사여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20~25%가 벌목돼 파괴에 따른 피해 복구가 어려운 ‘티핑 포인트’에 근접하고 있어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당 부분이 아프리카 대초원처럼 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확대 등을 이유로 아마존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밝혀왔다. 그의 집권 후 불법벌목 벌금 감면 조치, 환경보호 구역 내 광산개발 허용 등이 이뤄졌다. 이달 초엔 아마존 열대우림과 중서부 판타나우 열대 늪지에서 10년 만에 사탕수수 경작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2012년부터 삼림 파괴 면적이 조금씩 늘었다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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