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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미팅 같았던 120분… 송곳 질문도 명쾌한 답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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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300명 패널들 "저요" "여기요" 고함쳐… 배철수 "질서 지켜달라"

홍콩시위·탈북자 강제북송 등 자료화면 질문 떴지만 답변은 안해

文대통령 "나도 화 내지만 다 표현못해 스트레스… 머리 많이 빠져"

19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국민 패널 300명의 질문을 받는 타운홀(town hall) 방식으로 진행됐다. 패널들은 서로 질문을 하기 위해 수십 명씩 손을 들고 일어서서 "저요!" "여기요!"라고 경쟁적으로 외쳤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진행자인 방송인 배철수가 "여러분 질서를 지켜달라" "한꺼번에 말씀하시면 들리지 않습니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질문 중에는 '이런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읍소와 '대통령께서 늙으신 것 같아 눈물이 난다'는 팬미팅형 질문이 많았다. 시간 배분에 실패해 문 대통령 답변보다는 질문이 훨씬 더 길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겼다. 이를 두고 유튜브 실시간 댓글에서는 "진솔한 대화였다"는 평가와 함께 "대통령과 지지자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끝났다"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문팬(문 대통령 지지자)'과의 대화였다" "너무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는 비판도 다수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가슴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배지를 달았고, 청각 장애인들이 만든 수제화를 착용했다. 등장곡으로는 영국 4인조 록그룹 비틀스의 'All You Need Is Love'가 흘렀다. 진행자인 배철수는 이 곡을 선정한 이유로 "저는 정치 문외한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랑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패널들이 (환호하지만) 속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또 "참모들이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하라고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예상 문제가 없고 출제 범위가 무한대라 운(運)에 맡기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드는 '송곳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첫 질문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엄마로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를 이뤄주길 대통령께 부탁드린다"고 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문 대통령은 "아이들의 생명 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으로 통과되지 못해서 안타까우실 것 같다"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할 땐 한숨을 쉬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양팔을 벌리고 설명했다. 진행자 배철수는 1953년생 동갑인 문 대통령과 건강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건강을 우려하는 패널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노동강도가 말이 아니다" "나도 화가 나면 화를 낸다. 하지만 다 표현하지 못해서 더 스트레스 받는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고 답했다.

질문자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부부, 탈북자, 치킨집 사장 등 다양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20개의 질문을 받는 데 그쳤다. 300명의 패널 대다수는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마지막 질문자 선정 과정에서 과열양상이 빚어지자 '가장 멀리서 온 분을 뽑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한 패널은 일어나 발언권을 얻지 못한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홍콩 시위, 탈북자 강제 북송과 같은 민감한 질문이 자료 화면에 떴지만, 문 대통령은 따로 답변하지 않았다.

방송이 끝난 직후에는 패널 300명이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위로 일시에 몰려들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한 장 찍어줘" 같은 고함도 터져나왔다. 진행자 배철수는 "이런 프로그램 진행은 처음인데 3년은 더 늙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1만60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국민 패널 경쟁률이 53대1에 달했다. 문 대통령을 가운데에 두고 참석자가 원형을 그리는 방식으로 좌석이 배치됐다. 유튜브 등을 통한 시청자도 25만명에 달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 국민 패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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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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