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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국민과의 대화' 형식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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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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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민생 현안에 대한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사전 각본 없이 질문을 받고 직접 대답하는 타운 홀 방식이었다. 전문가 패널은 따로 정하지 않았고, 질문 그룹은 이달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인원을 대상으로 선정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MBC 측으로부터 '작은 대한민국'이라는 콘셉트로 패널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지역, 성별, 연령을 골고루 반영했음은 물론 사회 약자와 소외 지역 국민을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은 기회라는 긍정 반응이 쏟아졌다. 다른 쪽에서는 '팬 미팅'에 불과한 한편의 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보기 나름이겠지만 진행 형식은 파격적이고 신선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오히려 가감 없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통제가 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해 거슬렸지만 과거 정권에는 없는 신선한 시도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항상 국민 곁에 서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도 엿보였다.

그러나 과연 내용면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었는지는 짚어 봐야 한다. 제한된 시간에 너무 많은 질문이 쏟아지면서 정작 전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반감됐다. 깊이 있는 질문도 있었지만 즉흥성 질문이 많아 행사 본연의 취지가 퇴색됐다. '국민과의 대화'는 공개회의 방식을 빌렸지만 결국 정책 설명회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가 정책과 관련해 안팎의 평가를 받고 시원한 대답을 듣는 게 목적이다. 부족한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 자리다. 국민과 허심탄회하게 만났다는 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형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국민이 뽑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토론 형태나 언론과 시나리오 없는 대담 형태가 어떨까 싶다. 국민은 연예인 같은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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