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조원태 “항공산업 주력… 이익 안 나는 사업 정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욕서 간담회… 구조조정 시사 / “항공운송·제작, 여행업, 호텔 외 생각 없어 / 법정 비율대로 상속은 가족간 협력 구조 / 대한항공 실적회복 내후년 초에나 가능”

세계일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미국 뉴욕에서 간담회를 갖고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중심의 항공산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이날 미래 사업구상에 대한 질문에 “할아버님(조중훈 창업주)께서 처음 그룹을 창업하실 때부터 지키신 소명이 ‘운송물류업 하나에만 최고가 되자’였다. 주력인 항공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조 회장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올해 밴 플리트 상 수상자로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을 선정한 것을 계기로 대리 수상을 하기 위해 방미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미의 이해와 협력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시상식은 20일 열린다.

조 회장은 ‘본업’에 대해 “대한항공이 주축이고 그것을 서포트(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조 회장은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이 (핵심사업에) 포함되고, 그 외에는 별로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선 “딱히 생각해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부친의 한진칼 지분 등을 어머니와 3남매가 법정 상속 비율대로 나눠 상속한 것과 관련해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거의 균등하게 상속되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이날 발언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회장 지분 상속에 따라 한진칼 지분은 장남 조원태 회장이 2.32%→6.46%,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9%→6.43%,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2.27%→6.42%,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0%→5.27% 등으로 바뀌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포함된 HDC그룹으로 확정된 것과 관련, “기존 경쟁 구도가 그대로 갈 것 같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좋아질 테니 저희도 빨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턴어라운드(실적회복) 전망 시점에 대해서는 “내후년 초에나 돼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티셔츠(사진)에 청바지 차림으로 간담회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부터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다. 이후 조 회장도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는 한 항상 캐주얼을 입는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진그룹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한 총수의 솔선수범이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내년 여름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