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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한국은 페스트 청정구역… 중국서 전파될 가능성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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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벼룩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 백신 없지만 항생제로 치료 가능

유행지역선 야생동물 접촉 금지

“중국에서 발생한 페스트가 한국까지 전염될 가능성은 없나요?”

최근 중국에서 페스트 확진을 받은 환자가 3명으로 늘면서 이 같은 불안감을 보이는 시민이 적지 않다. 우리 보건당국은 “국내 전파 가능성이 희박해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하고 있다. 페스트는 여전히 치사율이 높은 병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페스트는 주로 페스트균을 가진 쥐벼룩에게 물려서 감염된다. 또는 페스트균에 감염된 야생동물과 접촉하거나 사람의 콧물, 가래 같은 분비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페스트의 80∼90%는 림프샘 페스트다. 이때 치료가 늦어지면 폐 페스트나 패혈증 페스트로 발전한다. 패혈증 페스트로 진행되면 신체 일부가 괴사해 까맣게 변해서 흑사병(黑死病)으로 불리게 됐다.

한국은 아직 페스트균이 발견된 적이 없는 페스트 청정구역이다. 올 상반기 페스트 유행지역인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와 발열 증세를 보인 의심 환자가 있었지만 페스트는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페스트는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0∼2015년 3248명이 페스트에 걸려 584명이 숨졌다. 2017년에는 마다가스카르에서 2417명의 환자가 발생해 209명이 숨졌다. 중국에서는 2010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환자 13명이 발생해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페스트는 예방 백신이 없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대체로 40시간 내, 폐 페스트는 24시간 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할 수 있다. 잠복기(1∼7일)에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때 치료받지 않았을 때 림프샘 페스트의 치명률(致命率·특정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50% 이상, 폐와 패혈증 페스트는 30∼100%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사율은 각각 5∼15%, 30∼50%로 낮아진다.

보건당국은 중국의 페스트가 한국으로 전파될 확률은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중국의 페스트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서 추가 의심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고 이들과 접촉한 한국인도 현재로서는 없다. 페스트가 발병한 네이멍구(內蒙古)와 한국 사이에 직항 노선도 없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국가 생물테러에 대비해 100만 명분의 항생제가 비축돼 있어 조기에 발견하면 즉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스트 유행 지역에서 귀국할 때는 야생동물과 접촉해선 안 되며 귀국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본부(139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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