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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롯데 '지성준 카드' 확보한 채 2차 드래프트 나섰다 [비하인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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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성준이 한화 시절인 지난 8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전 8회 초 무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미 트레이드가 구체화됐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2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0 KBO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타 구단 모 단장에게 이같이 말했다. ‘포수난’ 해결이 시급한 롯데 사정을 누구나 인지한 상황에서 한 단장이 “A선수에게 관심 없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 단장은 이미 계획대로 포수 보강을 진행하고 있었고, 드래프트를 앞두고 윤곽을 잡은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2차 드래프트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해창을 지목하지 않고 SK 외야수 최민재를 선택했다.

롯데가 선택한 건 한화 백업 포수로 뛴 지성준(25)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최민재를 고르고 한화가 이해창을 지목하면서 두 구단간의 물밑 협상 과정이 드러났다. 앞서 양 구단은 서로의 취약점에 대해 교감하면서 트레이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는 보강 1순위로 꼽힌 포수, 그리고 한화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베테랑 투수였다. 한화는 주전으로 활용하지 않는 지성준 카드를 꺼내들었고 롯데는 허문회 체제에서 사실상 전력 외로 구분된 장시환을 언급했다. 여기에 추가로 막판 롯데 포수 김현우와 한화 내야수 김주현까지 포함돼 2대2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다만 롯데가 이제까지 FA 포수 자원이었던 이지영, 김태군 영입전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지성준을 선택한 것에 여러 야구인과 팬은 물음표를 매겼다. 2017년 말 강민호의 FA 이적 이후 대체 포수를 찾지 못한 롯데는 지난 두시즌 김준태, 나종덕, 정보근 등 어린 선수들을 야심 차게 기용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최소 2~3년 활용 가치를 지닌 베테랑급 포수를 데려와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고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자원이 영입 1순위로 꼽혔다. 그런 점에서 지성준 카드는 의외였다. 1994년생인 그는 김준태와 동갑내기다. 여기에 올해 정규시즌에서 최다 사구(546개)과 최다 폭투(103개) 등 불명예스러운 지표를 떠안은 롯데는 수비력을 지닌 포수 자원을 가장 원했다. 지성준은 한화에서도 ‘공격형 포수’로 불렸고 수비에서는 호평을 받진 못했다.

그럼에도 지성준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성 단장 주도로 ‘미래 가치를 지닌 선수 영입’이라는 화두 때문이다. 성 단장은 드래프트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이해창이 좋은 자원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2차 드래프트서부터 당장 1~2년을 내다보는 선수 영입이 아니라 더 미래 지향적 플랜을 세울만한 자원을 영입하기로 내부적으로 견해를 모았다”고 밝혔다. 박준혁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팀장은 “지성준은 젊은 포수 중엔 최상급이라고 여긴다. 가장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라며 “1군 경기 경험도 착실하게 쌓아왔다. 수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는데 최근들어 많이 향상됐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팀을 지향하고 있다. 지성준이 기존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밖에 김주현 역시 롯데 1루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평가했다.

결국 트레이드 성공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롯데는 사실상 검증된 자원이 아닌 내부의 종합적인 평가를 토대로 가능성에 투자했다. 성공으로 귀결되면 팀 세대교체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팀 재건에도 탄력을 받게 되나, 반대의 상황이라면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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