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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사이에서 동물용 이어 사람용 구충제 '알벤다졸'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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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의학보고서 알려지자 펜벤다졸 대체할 약물로 주목

암치료 목적으로 임상·부작용 등 검증없어 안전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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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용 구충제 알벤다졸의 항암효능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 모습.(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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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에 이어 사람용 구충제 성분인 알벤다졸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알벤다졸의 항암 효능을 연구한 8년 전 의학 보고서가 최근 온라인 카페에 올라오면서 구충제를 찾는 암 환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생충을 죽여 감염증을 치료하는 약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항암제로 둔갑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 처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22일 의약계에 따르면 펜벤다졸이 꿈의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을 때 알벤다졸에 대한 암 환자들의 관심도 부쩍 많아졌다. 기생충을 죽이는 비슷한 성분의 의약품인데다 환자들 믿음을 뒷받침할 의학 보고서까지 있다 보니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것이다.

알벤다졸(albendazole)은 다양한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다. 사람용 구충제여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약국은 구충제 재고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알벤다졸 열풍의 근원지는 지난 2011년 김영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발표한 의학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실험용 쥐를 이용해 알벤다졸 항암 효과를 검증한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알벤다졸이 암 성장을 억제할 뿐 암세포 자체를 죽이는 내용은 아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았고, 암세포 자체를 죽이는 것도 아닌데도 암 환자들의 기대를 받는 상황이다.

구충제의 항암 효과를 검증한 또 다른 국내 연구는 남정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주도했다. 연구팀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가 윈트(Wnt) 신호를 억제해 암 줄기세포 형성과 증식을 제어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작용기전을 연구했다.

사람과 유사한 염증성 대장암 동물모델과 환자유래 암조직을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니클로사마이드 우수한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열두조충증과 막양조충증 등 촌충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로 1958년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품목허가를 받은 건 아니어서 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항암제로 품목허가를 받으려면 3단계 임상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 구충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능을 검증하지 않았고 알려지지 않은 독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암 환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에 알벤다졸의 효능을 강조하는 영상들도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대학병원 한 교수는 "임상을 진행하고 부작용 문제를 검증하지 않은 약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어렵더라도 의사 처방을 따라 치료받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알벤다졸은 구충제로 암 효능을 검증하지 않았고 장기간 복용할 때 발생하는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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