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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결성 43년만에 U2가 온다…이번 주말 역사적 첫 내한공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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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팬들 고대해온 내한…사상 최대 장비 '기록적 규모', 韓사회 메시지도 관심

연합뉴스

U2 내한공연 포스터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보람 기자 = 전설적인 록밴드 'U2'가 이번 주말 드디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U2는 오는 8일 오후 7시 고척스카이돔에서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을 연다. 밴드 결성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내한 공연이다.

세계 정상의 스타가 숱하게 한국을 거쳐가는 동안에도 좀처럼 한국을 찾지 않던 U2. 닷새 앞으로 다가온 만남은 그동안 '풀지 못한 숙제처럼' 이들의 내한을 기다린 많은 국내 록 팬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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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트리' 그려진 초대형 스크린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독보적 음악세계…최고 명반 '조슈아 트리' 기념해 투어

U2는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됐다. 보컬 보노를 중심으로 기타리스트 디 에지, 드러머 래리 멀린 주니어,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까지 원년 멤버 넷이 지금까지 함께 활동한다.

U2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에 미국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앨범을 보유한 유일한 그룹이다. 전 세계에서 1억 8천만여장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를 총 22회 수상했다.

대중성뿐만 아니다. 투명한 기타 톤과 광대한 공간감, 유려한 멜로디로 영적인 느낌을 주는 U2 사운드는 선명한 사회의식, 인간에 대한 통찰과 어우러져 대체 불가능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공연은 U2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1987년 작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여호수아 나무)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의 연장선이다. 2017년에는 유럽과 북미·남미 지역을 돌았고 올해 투어에서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방문한다.

U2는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투어를 시작해 호주, 싱가포르 공연을 마쳤다. 일본 도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4∼5일 공연한 뒤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후 필리핀을 거쳐 인도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2017년과 2019년 투어를 합치면 총 66회, 3백만 명 이상이 공연에 함께하는 것이다.

U2 공연은 거대한 규모의 무대 연출과 뛰어난 라이브, 인류애적 메시지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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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의 1987년 앨범 '조슈아 트리'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미리 보는 U2 무대…가로 61m 스크린·내한공연 사상 최대 장비

이번 공연을 펼칠 무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역대 최대 규모'다. 내한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음향·조명 장비가 사용된다.

그동안의 투어 공연을 서울에서 고스란히 재연하기 위해 화물 전세기 3대 분량, 화물 트럭 16대 분량의 장비가 그대로 공수된다.

국내에서 열린 모든 콘서트 통틀어 가장 큰 LED 스크린이 설치된다. 가로 61m, 세로 14m인 스크린은 마치 아파트 한 채가 옆으로 누운 듯한 모습이다. 여기에 들어간 비디오 패널만 1천 개가 넘고 무게는 22t에 달한다.

초대형 스크린은 U2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한 안톤 코빈의 스페셜 영상 등을 8K 화질로 상영하며 공연 분위기를 극대화하게 된다. 이번 투어 상징인 '조슈아 트리'가 스크린에 그려진다.

조슈아 트리 그림자를 형상화한 돌출 무대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화면 속에 있는 조슈아 트리가 마치 객석 쪽을 향해 그림자를 뻗은 듯한 모습의 스테이지가 마련돼 U2 멤버들이 메인 무대와 이곳을 오가며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고척돔에서는 이미 무대 설치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대 설치와 운영 등을 위해 150여명에 이르는 글로벌 투어 팀이 내한한다.

이렇게 마련된 무대에서 U2는 어떤 노래를 선사할까. 앞선 투어 행선지인 호주, 싱가포르 공연을 토대로 가늠해볼 수 있다.

공연에 따라 일부 세트리스트가 바뀌기는 하지만 최근 투어에서는 앙코르까지 24∼25곡을 선보였다.

앞선 공연에선 3집 타이틀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 윌 팔로우'(I Will Follow), '뉴 이어스 데이'(New Year's Day), '배드'(Bad), '프라이드' 등을 부른 뒤 '조슈아 트리'에 수록된 11곡 전곡을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

'조슈아 트리' 첫 트랙 '웨어 더 스트리츠 해브 노 네임'(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의 유명한 전주는 관객들을 두근거리게 할 전망이다. 세계적 히트곡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도 수록곡이다.

앙코르에서는 '버티고'(Vertigo),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 등을 선사한 뒤 또다른 대표곡 '원'(One)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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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싱가포르 공연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공연 때마다 선명한 사회적 발언…한반도서 어떤 메시지 내놓을까

U2를 정의하는 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앞장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리더 보노는 그동안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도 공동 설립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유혈 분쟁의 아픔을 직접 아는 U2가 마지막 남은 '냉전의 땅' 한반도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로 U2는 2000년 한국의 한 음악평론가와 인터뷰에서 "아일랜드 밴드로서 분단의 고통을 잘 안다"며 한국에 가면 '원'을 꼭 부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작 '악퉁 베이비'(Achtung Baby)에 수록된 '원'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 영감을 받은 노래로 전해진다. 당시 이 앨범으로 U2는 멤버 간 음악적 불화를 넘어서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U2는 이번 투어에서도 그 나라의 사회적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나 제스처를 여러 차례 보여줬고 인권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첫 공연에서는 마지막 곡으로 '원'을 부르기 전에 "싱가포르는 '공상과학 도시' 같지만, 이곳에서 가장 미래적인 것은 종교적 관용"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연에서는 지난 3월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기 난사 테러로 숨진 51명의 이름을 스크린에 띄워 희생자를 기렸다.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은 3일 공개된 MBC U2 사무국 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분단 상황에 슬픔을 전하는 한편 "우리는 인류가 맞선 다양한 문제를 대중이 공감하기를 바라며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U2가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평화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일단 이번 내한에서 판문점 방문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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