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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금호그룹, 아시아나 팔아도 자금난…지주사 금호고속까지 매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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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특별손해배상’ 조항 놓고

HDC와 매각 막바지 협상 견해차

‘산은에 자금 요청 거부당해’ 소문

고속, 내년 4월 1300억 빚 갚아야

그룹, 고속 판뒤 금호산업 집중 예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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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로 예정된 금호그룹과 우선협상대상자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간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일이 가까워지면서 계약 조건을 둘러싼 양쪽 견해차가 도드라지고 있다. 여기에 금호그룹이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풍문까지 더해지며, 업계에서는 금호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데 이어 금호고속도 매각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금호그룹은 3천억원대 초반 수준의 아시아나항공 구주(31.05%) 가격을 받아들이는 대신, 계약서에서 ‘특별손해배상’ 조항 등 추가로 자금이 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협상을 통해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손해배상은 옛 대주주의 실책 탓에 매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손해액을 계약 당시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매수인이 매도인 쪽에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상당수 인수·합병(M&A) 계약에 이 조항이 들어가지만, 금호그룹은 해당 조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는 기내식 문제, 계열사 간 내부거래 문제같이 향후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손실 요소가 있다. 그러나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금호그룹은 해당 조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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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이 최근 산은에 수천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풍문 또한 금호그룹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 그룹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은 당장 내년 4월에 산은으로부터 빌린 1300억원을 갚아야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현금화할 수 있는 장·단기 금융상품을 다 더해도 340억원 수준에 그친다. 금호고속이 들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45.3%) 및 광주 유스퀘어 같은 알짜배기 자산도 이미 채권자에게 담보로 잡힌 상태다. 3천여억원의 매각 자금이 금호산업에 들어온다지만, 금호고속과 별개의 회사인 데다 이 돈은 금호산업의 재무 건전성 확보에 대부분 쓰인다.

금호그룹이 금호고속 등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산은은 과거 금호그룹이 무리해서 인수했다가 감당하지 못했던 케이디비(KDB)생명(옛 금호생명), 대우건설, 금호타이어를 떠안은 전례가 있어 대출 연장을 포함해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고 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산은이 금호그룹에 지원을 해줬던 데다, 연장을 해줘야 마땅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연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호고속 대출 연장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절차적으로 자격이 있으면 연장이 되는 것”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전망대로 흘러가 금호고속이 실제 매각된다면 금호 총수 일가는 사실상 유일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금호산업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호산업도 지난 12일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유입 자금은) 금호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 등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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