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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백지위임 오지환 …이적 없는 FA 시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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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6년 계약 요구라는 강수로 FA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던 내야수 오지환(29)이 결국 후퇴하고 말았다. 오지환은 지난 5일 친정팀 LG 트윈스에 FA 계약을 ‘백지위임’했다. LG에 따르면 오지환의 에이전트는 이날 구단 사무실로 찾아 “구단이 계약 내용을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LG는 그동안 오지환과 수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계약하지 못했다. 핵심은 오지환 측이 6년 계약을 요구한 것이었고 당연히 구단의 뜻과는 맞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오지환은 많은 팬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결국 오지환의 양보로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차명석 LG 단장도 이날 모 시상식장에서 “오지환이 큰 결정을 내려줘 고맙다”면서 “최대한 예우를 하겠다”고 밝히며 “급하지 않게 계약 내용을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지환의 협상 타결이 가시화됐지만 아직 FA 시장은 차갑다. 현재까지 이지영이 키움과 3년 총액 18억 원, 유한준이 kt와 2년 총액 20억 원, 그리고 정우람이 한화와 4년 총액 39억 원에 계약한 것이 전부다. 모두 원소속팀과 계약했다. 대어급으로 꼽히던 전준우, 안치홍, 김선빈 등도 원소속구단 외에는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데다 원소속구단과의 이견도 적지 않아 장기전 양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 추세라면 이적 없는 FA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외부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만한 구단들이 일찌감치 외부 영입 의사를 접거나 그저 상황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한화, SK 등이 외부 영입이 필요한 구단으로 꼽혔지만 이미 롯데는 포수 트레이드 이후 외부 FA 영입에는 관심이 없음을 천명했다. 외야수가 급했던 한화도 2차 드래프트로 의외의 주전급 정진호를 데려오면서 급할 게 없어졌다. 내야수가 필요한 SK는 지금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비싼 몸값을 주고 데려올 것까지 있느냐는 듯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은 모습이다.

물론 예상 밖의 반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시간을 오래 끌수록 선수보다는 구단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적이 있다고 해도 엄청난 대박이 있을 가능성은 적다. 정말 근래 들어 가장 추운 FA 시장이 될 것만 같다는 게 많은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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