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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린 도루묵 뜯으러 양양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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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 본 양양 물치항 도루묵축제 &비치마켓... 8일까지 열리니 서두르세요

사람들의 옷차림이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로 구분되는 계절을 충실하게 따르며 변모하는 걸 지켜본다. 이젠 거부할 수 없는 겨울, 동해안에서는 이 시기에만 맛 볼 수 있는 몇 종의 생선이 있다.

신퉁이나 심퉁이로도 불리는 도치와 양미리, 그리고 도루묵이 늦가을부터 나오는데 한 때 도루묵은 생산량이 뚝 떨어져 귀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당시엔 이러다 명태처럼 동해안에서 도루묵을 영영 못 보게 되는 거 아닌가 걱정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해 뒤 다시 예전만큼 많은 양의 도루묵이 다시 생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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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 ▲ 겨울철에만 맛보는 진미로 손꼽히는 도치는 동해안 지역에 사는 이들만 먹던 생선이다. 양양읍내의 시장은 물론이고 남애항과 인구항, 동산항, 수산항, 낙산항, 후진항, 물치항 등 양양군의 크고 작은 항구마다 겨울철이면 어디서나 도치를 만날 수 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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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리 ▲ 늦가을 단풍이 높은 산에서 낮은 구릉과 계곡까지 내려오면 이때부터 양미리가 시장에 나온다. 조림이나 구이로 즐기는 양미리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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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 ▲ 임진왜란 대 피난길에 올랐던 선조 덕에 묵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이 생선이 은어로 이름을 하사받았다가 다시 궁궐로 돌아온 선조가 그 맛이 생각나 수랏간 상궁에게 명해 은어를 구어 올리라 했으나 예전 피난길에 먹었던 맛이 아니라 “내가 맛이 하도 좋아 은어라 이름을 하사했는데 이제 보니 맛이 하나도 없구나. 도로 묵으로 해라”라고 명을 내리는 바람에 도로 묵이 되었다는 웃지 못 할 얘기가 전하는 생선이 바로 이 도루묵이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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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도루묵을 테마로 한 축제가 올해로 벌써 11회째를 맞은 양양군의 항구가 있다. 오래전 속초비행장으로 불리던 양양군의 물치비행장 바로 앞 물치항이 그곳이다. 지척에 설악동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있고, 대포항과 걸어서도 20분이면 넉넉한 위치인 이곳은 양양군과 속초시의 경계를 이루는 쌍천(雙川)이 있다.

오는 12월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양양 물치항 도루묵축제는 올해로 벌써 제11회째인데, 이번엔 양양 물치항 도루묵축제를 비치마켓과 함께 개최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대폭 늘였다고 물치어촌계 자율공동체의 어촌계장 이경현씨가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동해안 겨울철 대표어종인 도루묵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소비를 촉진하고, 양양 물치항을 관광어항으로 집중 육성하고자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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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 ▲ 알밴 도루묵을 구덕하게 말려 숯불에 구어 먹으면 알의 쫀득한 맛이 아이들 입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살이 여린 도루묵은 알까지 익히려면 살은 대부분 숯덩이가 되고 만다. 물치항은 물론이고 양양을 돌아보면 곳곳에서 이렇게 도루묵을 말리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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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찬바람이 부는 늦가을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겨울철 동해안 대표어종의 하나인 도루묵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알 밴 암도루묵은 무를 썰어 바닥에 깔고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넣어 조려내는 얼큰한 찌개(조림)로, 숫도루묵은 조림이나 구이로 인기가 많다. 암도루묵도 하루나 이틀 정도 말려 구이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알을 잘 익히는 일은 일반인들로서는 조금 어렵다.

물치항 도루묵 축제장에서는 싱싱한 숫도루묵을 깨끗하게 손질해 곧장 구어 먹을 수 있도록 해 제공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목욕탕 의자로 불리던 쪼그려 앉는 의자를 일반적으로 음식점에서 편하게 앉는 높이의 의자로 바꿨다. 그리고 번개탄을 한 장 넣게 되어 있던 도루묵을 구을 화로도 사각의 식탁형태로 바꾸고 친환경 야자 숯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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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축제 ▲ 도루묵을 누구나 쉽게 구어 먹을 수 잇게 손질을 해 제공하는 물치항 도루묵축제장에서는 번개탄이 아닌 친환경 야자 숯을 이용해 축제장을 찾을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도루묵만 판매하던 이전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조개모듬과 도루묵 두 종류의 구이를 할 수 있게 준비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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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구이 ▲ 도루묵은 익는 시간이 짧다. 야자 숯불 위에 구이용 철망을 올리고 축제장에서 판매할 조개모듬과 도루묵을 먼저 시식해 봤다. 익은 도루묵은 배와 등을 가볍게 누르며 뼈를 살짝 당기니 살과 깨끗하게 분리돼 통째 먹기 좋았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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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시식 ▲ 물치항 어촌계로부터 도루묵축제를 앞두고 시식을 할 기회를 얻었다. 예전과 달라진 의자와 구이용 화로, 그리고 새로 추가한 조개모듬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앉아 있기에 불편을 크게 줄인 의자와 화로 덕에 1시간 여 조개와 도루묵을 구어 맛보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았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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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 알 ▲ 도루묵 잡이는 그물을 먼저 쳐 놓고 새벽에 나가 걷어온다. 그런데 이때 그물을 해초로 착각한 도루묵이 알을 그물에 낳으면 그대로 딸려올 수밖에 없다. 막 산란한 도루묵 알은 날 것 그대로 씹어 먹기도 한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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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는 최근 양양의 문화관광콘텐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비치마켓을 이번 도루묵축제 기간에 함께 개최해 충분히 하루 관광 상품이 되도록 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물치어촌계 자율공동체에서 새로 준비한 화로구이용 식탁과 의자, 그리고 준비한 재료에 대한 평가를 위해 초청해 축제를 며칠 앞두고 미리 다녀왔다. 이번엔 도루묵만이 아니라 키조개와 가리비 등 몇 종의 조개와 새우를 곁들여 도루묵을 구어먹을 수 있도록 해 가족 단위로 찾는 이들이 즐기기에 좋도록 배려했음을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조개와 도루묵을 먼저 구워 먹게 했는데 여기에 초고추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그리고 숫도루묵을 먹기 좋게 손질해 바구니에 담아 제공하는데 이 두 종류만 먹어도 4인 가족이 먹기에 충분해 보인다. 도루묵구이엔 소금이 제공된다.

도루묵에 대한 어려서의 추억 하나를 소개한다. 1970년대엔 산촌마을에서는 대부분 나무로 난방을 하고 밥을 지어 먹었다. 서민들의 난방에 이용되는 걸로 생각하는 연탄도 그때는 제법 잘 산다는 집에서나 난방에 이용했고, 상대적으로 나무를 구하기 어려운 읍내에 사는 집들이나 어쩔 수 없이 보일러가 아닌 연탄아궁이를 사용해 난방을 하고 밥을 지어 먹던 시절이다.

나무로 난방을 하고 밥을 지어 먹으면 숯불이 나오는데 이 숯불을 화로에 담아 방에 들여놓고 방안의 온도를 높였다. 밥이 뜸이 들기 시작하면 아궁이엔 잉걸불은 새빨간 숯불로 변해간다. 이걸 모두 화로에 담아 찌개를 끓이거나 숯불을 담은 화로를 들어 곧장 안방으로 들여놓았다. 그리고 식사를 할 찌개나 국을 화로에 올렸다.

화롯불에 삼발이를 걸치고 석쇠를 이용해 소금을 솔솔 뿌려 항아리에 담아 절여 두었던 세치(임연수어)나 도루묵을 즉석에서 구어 먹는 맛은 지금도 맛봉우리(味蕾/미뢰)가 일시에 곤두서게 만든다. 간간하면서도 고소하고, 입안에서 일시에 소금기가 알맞게 밴 꼬들꼬들한 맛 덩어리들이 흐드러지는 그 느낌을 이젠 다시 만나려면 여간한 노력이 없으면 어렵다.

수시로 장에 나가거나 인근 수산물코너에 가면 언제든 싱싱한 생물 도루묵과 임연수어를 만나니 항아리에 소금을 솔솔 뿌려가며 염장해 둘 일도 없거니와, 생선을 노릇하게 구울 화롯불 자체가 없는 시대 아닌가. 도루묵 축제장에 참숯이라도 마련되면 좋겠지만 과연 효율성이란 측면부터 고려했을 때 당장 시도는 어려울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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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치항 ▲ 지저분한 바닷물로 기분상할 일이 없는 양양군의 항포구 특성을 그대로 간직한 물치항은 깨끗한 바닷물이 하늘빛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말 그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항구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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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치항 등대 ▲ 도루묵축제를 앞두고 미리 시식할 기회를 얻어 방문했던 지난 3일은 날씨가 참으로 청명했다. 6일부터 8일까지 축제기간에도 날씨는 좋다고 한다. 그런 만큼 풍경사진을 촬영하기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겠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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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잡이통발과 어부 ▲ 새벽 이른 시간 갈고리가 달린 대나무장대를 들고 방파제 아래를 살피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방파제 아래로 들어 온 문어를 잡는 어부다. 물치항엔 그들 말고도 통발로 문어를 잡는 어부도 있다. 한 어부가 바다에 내릴 통발을 손질하고 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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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양양 물치항 도루묵축제에서 준비된 내용을 살펴보자.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축제기간 양양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특산물과, 비약적으로 확산되고 시장을 형성한 커피도 현장에 준비된다.

그리고 수공예와 절임배추, 감자전 등 60여 개 팀이 참여하는 비치마켓이 이번 도루묵축제에 즐거움과 다양함을 제공하리라 본다. 또한 축제기간 오후에는 지역 음악 동아리가 참여하는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7일 토요일 저녁에는 초청 음악가 공연과 화려한 불꽃쇼도 준비돼 있다.

도루묵축제장에 재미도 더해진다. 6일과 7일 오후 2시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그물에 걸린 도루묵 뜯기 체험행사를 개최하고 참가자들에겐 풍성한 선물을 제공한다.

이경현 물치어촌계장은 "도루묵축제 개최 11주년을 맞아 축제의 내용과 구성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관광객들에게 맛있고 즐거운 축제로 거듭나고자 한다" 며 "싱싱함과 즐거움이 있는 양양 물치항 도루묵축제&비치마켓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이번에 준비한 구이용 화로는 조합원들도 집에 하나씩 장만하고 싶달 정도로 반응이 좋아요"라며 새롭게 마련한 도루묵구이용 화로가 축제장을 찾은 이들의 불편을 덜게 됐다고 밝혔다.

물치항은 남쪽으로 낙산사와 정암해변과 낙산해변이 있고, 둔전리 진전사도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가족단위로 겨울여행을 나서도 좋다.

정덕수 기자(osaek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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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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