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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마윈 “우리는 서로를 냄새로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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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 ‘도쿄포럼’ 특별대담…19년전 만남 회상

손정의 “첫 만남때 마윈은 ‘꿈’부터 말해”

손 “5분 설명듣고 ‘알았다. 내 돈을 가져가라’ 했다”

손 “새 기술 모델보면 가슴 두근…잠을 잘 수 없다”

마윈 “10억달러면 내 돈만 아냐. 책임 뒤따른다”

손 “젊고 약간 미쳐있는 기업가에 힘 실어주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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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 잭(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의 영어 이름)은 돈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다른 벤처 기업들은 ‘투자’ 이야기부터 했는데 그는 ‘꿈’을 이야기했다.”

6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지난 9월 55세에 공식 은퇴)과의 대담에서 둘의 첫 만남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도쿄포럼은 에스케이(SK)그룹이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 개최하는 포럼이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 창업 이듬해인 2000년 중국에서 마 전 회장을 만났고, 단 10분간의 짧은 만남 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때 일부 지분을 팔아 8억600만달러를 벌었다. 손 회장은 2000년 당시 중국 인터넷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보고 중국에서 벤처기업 관계자 20여명을 만났으며 모두 10분씩 만났다고 말했다. 그 중 1명이 마 전 회장이었으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개와 늑대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개는 개를, 늑대는 늑대를 서로 알아본다. (10분 중에) 5분간 그의 이념과 비전을 들었다. (마 전 회장은) 피피티(PPT) 자료도 들고 있지 않았지만 신념과 정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5분간 설명을 듣고난 뒤 ‘잘 알았다. 내 돈을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우리는 서로를 냄새로 알아봤다”고 말을 이었다.

마 전 회장도 “당시엔 다른 곳에서도 투자 유치를 받은 상태여서 나의 생각과 비전 그리고 중국의 인터넷 발전을 중심으로 손 회장에게 이야기했다. 경영 계획은 있었지만 사업계획은 없었다. 손 회장이 처음에 5000만 달러 투자를 이야기해 깜짝 놀랐다. 내 인생에서 그런 돈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둘은 최근에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잭은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 나는 기술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 새로운 기술 비즈니스모델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재미있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인물로 도쿠가와막부 말기에 막부체제 종식을 위해 활동했던 사카모토 료마를 들었다. 일본 국민작가로 꼽히는 시바 료타로가 쓴 <료마가 간다>를 15살 때 처음 읽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료마가 간다>를 다시 읽었다. 5~6번은 읽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 전 회장은 “나는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 소설에 나온 등장인물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받았다.

둘은 젊은 기업가 육성에도 관심을 보였다. 마 전 회장은 “50대 이후에는 젊은 사람을 지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돈이 많으면 책임이 따른다. 10억 달러 정도 갖고 있으면 더 이상 내 돈만이 아니다. 책임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회장은 “나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2016년 1천억달러 규모 조성·주로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를 만들었다. 자기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발명할 필요는 없다. 젊고 약간 미쳐 있으되 정열적인 기업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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