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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벼랑 끝 타다...‘페북 소통’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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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혁신주의, 감정적 대응이 화 키워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1년 전 출시돼 승객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은 렌트카 기반 이동 서비스인 ‘타다’가 운행 중단 위기에 놓였다.

혁신만을 내세워 감정에 치우친 ‘페이스북 소통’이 낳은 결과 때문으로 보인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두게 됐다.

타다 금지법이 예정된 수순대로 시행될 경우 타다는 1년 6개월 뒤부터 다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공항이나 항만을 오가는 목적으로 한정된 시간에만 운영되거나, 아니면 국토부로부터 택시 면허를 임대해 해당 수량만큼만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지디넷코리아

VCNC가 서비스 중인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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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토위가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타다 금지법안을 통과시키자 타다 측은 사내공지를 통해 직원들의 동요를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회사는 “남은 법안 절차 동안 타다가 지속 가능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고 노력하겠다”면서 “국회 일정상 이번 국회에서 통과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토위는 하루 만에 전체회의를 통해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킴으로써, 해당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을 한층 높여 놓은 상황이다. 타다 측의 바람과 달리 국회는 신속히 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타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벼랑 끝에선 느낌일 수밖에 없다.

타다에 대한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달리, 정부와 국회의 정책 결정이 거꾸로 가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정부와 국회가 내년 있을 총선을 의식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표를 얻기 위해 택시 편만 든다는 것이다. 규제 혁파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상반된다는 비판도 많다.

위 지적도 맞지만 타다가 지금의 위기를 맞게 된 결정적 이유는 ‘과도한 혁신주의’와 이해 당사자와의 ‘진짜 소통’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도 타다의 실질적 주인인 이재웅 쏘카 대표의 ‘페이스북 소통’을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는다.

이재웅 대표는 생계를 걱정하는 택시 단체들의 입장을 진지하게 헤아리고 직접 소통하기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 사업의 정당성만을 내세웠다. 택시와 상생 하자고 손을 내밀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 플랫폼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식의 방법론을 고집하는 인상을 줬다.

이에 1세대 벤처 기업가인 김정호 네이버 공동창업자(베어베터 대표)는 이재웅 대표를 향해 “4차산업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려 들면 안 된다”는 쓴소리도 했다.

이 대표는 정부나 국회의 공개적인 비판이 나오면 지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응수했다. 대표적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타다를 비판하자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느냐. 출마하느냐”라고 비꼬아 물었다. 이에 최 전 금융위원장은 또 “그런 식으로 비아냥거릴 문제가 아니다”란 말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재웅 대표는 무소속 김경진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보도된 직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 배경에 대해 솔직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이 막말을 하고, 허위사실을 이야기 한다”면서 “공익과 관계없는 공직자의 막말을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법당국의 엄정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2월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간 대타협을 강조하자 “어느 시대 부총리인지 모르겠다”고도 날 세워 비판했다.

이 같은 정제 되지 않은 메시지가 반복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맞는 말이긴 한데,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란 비판도 나왔다. “혁신은 필요한데, 혁신을 이루려는 방법이 혁신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란 지적이 들리기도 했다. 한 인터넷 기업 임원 출신은 이재웅 대표를 향해 “페이스북 친구들의 지지를 전체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재웅 대표식 소통법은 타다에 대한 대중들의 여론을 모으고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업계의 힘을 모으기보다 국회와 정부를 자극한 결과를 초래했다. 동종 업계도 타다 지지파와 반지지파로 갈라졌다.

지금까지 타다의 입장은 주로 공식 채널이 아닌 이재웅 대표의 페이스북 개인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해관계자, 정부, 국회 모두 타다에 대한 반감만 더 커졌다. 타다가 대중들의 큰 지지를 받는 서비스인 만큼 서로 머리를 맞대면 더 슬기롭게 풀릴 문제였을 법한데, ‘페이스북 소통’이 낳은 오해와 감정싸움이 타다 금지법 국회 상임위 통과에 기름을 칠한 꼴이 됐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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